신한·국민·하나·부산銀 연쇄 피해

공격 서버서 中 AI 침투도구 흔적

망분리 사각·외부 시스템 관리 추궁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쟁점

6일 외환보유액·8일 국제수지 발표

오후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들이 모여있는 ATM기기의 모습. 윤창빈 기자
오후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들이 모여있는 ATM기기의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연휴 이후 금융·경제 분야는 국정감사 정국에 들어간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가 차례로 국회 국정감사를 받는 가운데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에서 잇달아 발생한 해킹 사고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오는 8일 열리는 금융위 국감은 금융당국의 보안 감독 책임과 은행권의 허술한 외부 시스템 관리 실태를 따지는 ‘해킹 국감’이 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여야는 은행권 해킹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응과 은행별 피해 규모, 사고 인지·신고 및 고객 통보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다. 외부 공격자가 대출모집인 서비스의 본인 확인 절차를 우회하면서 고객 약 2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 소득, 대출 한도뿐 아니라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연계정보(CI)도 포함됐다.

신한은행 공격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에서는 중국어로 ‘AI 자율 침투테스트 콘솔’을 뜻하는 문자열이 발견됐다. 보안업계에서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인 ‘ARTEX AI’를 통해 취약점 탐색과 공격 경로 설정을 자동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해당 도구가 실제 공격에 사용됐는지는 금융당국이나 은행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 대한 외부 침입으로 고객 119명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에서도 외부 공격자가 영업지원시스템에 비정상적으로 접속해 고객 89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휴대전화번호, 직장명 등 7개 항목을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은행에서는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이메일주소 등이 노출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비슷한 공격 시도가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고객정보 유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신한·국민·하나·부산은행을 대상으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는 인터넷·모바일뱅킹의 핵심 거래시스템보다 대출모집인 서비스와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 등 외부 접점에 집중됐다. 내부 전산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기존 망분리 체계만으로는 외부에 공개된 웹서비스와 위탁업체·영업지원 시스템의 취약점까지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감에서는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망분리 규제 완화 정책의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위는 AI를 활용해 방대한 소스코드의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도록 일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망분리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격자가 AI로 취약점을 찾는 상황에서 금융회사도 AI를 활용해 방어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야는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대체 보안통제가 제대로 마련됐는지, 금융회사가 외부 공개 시스템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공격표면을 관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와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의 책임, 고객 피해 발생 시 보상 기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보호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아들들의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을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등 부동산 금융정책도 다뤄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6일, 기획예산처는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정부가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비롯한 세제 개편 방안과 내년도 예산안, 초과 세수 활용 계획, 미래대응기금 설립·운영 방향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상품 관련 일정도 이어진다. 오는 7일부터 청년미래적금 2차 가입 신청이 시작된다. 청년미래적금은 매월 최대 5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는 3년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정부가 가입 유형에 따라 납입액의 6% 또는 12%를 기여금으로 지원하고 이자소득세도 면제한다.

지난 1차 모집 과정에서는 일부 신청자의 자격심사 결과가 잘못 안내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2차 모집부터 사전심사 결과를 안내하는 등 가입 심사 절차를 보완했다.

주요 경제지표도 잇따라 공개된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5일 지역경제전망(AREO)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AMRO는 지난 4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가 7월에는 3.1%로 1.2%포인트 상향했다.

한국은행은 6일 9월 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한다. 지난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143억3000만달러 늘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8일에는 8월 국제수지가 공개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8억2000만달러의 약 4배에 달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8월에도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이어갔을지 주목된다.


atto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