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채권보장기금 적립금, 3년 새 60% 감소
장애인고용기금 내년 주요사업비 비중 36.7%
산재 선보장 436억원 신설…법 개정·급여 정산 과제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기금은 적립금이 줄어드는 반면,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는 기금은 쌓인 재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용노동부의 내년도 예산·기금 심사에서 노동자 보호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확보한 돈을 고용성과로 연결하는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결산 연계 2027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임금채권보장기금 적립금은 2022년 6955억3700만원에서 지난해 2765억9600만원으로 줄었다. 3년 사이 약 60% 감소한 규모다.
임금채권보장기금은 사업주가 내는 부담금 등을 재원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에게 일정 범위의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데 쓰인다. 노동자의 당장 생계를 지탱하는 안전망이지만, 지출이 수입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해 기금 수입은 7368억4800만원, 지출은 8075억1800만원으로 706억7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주에게 받아내야 할 대지급금의 회수율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전체 대지급금 회수율은 2021년 32.2%에서 지난해 29.7%로 떨어졌다. 올해 7월 기준으로도 29.9%에 그쳤다. 간이대지급금 회수율은 같은 시점 19.1%로 20%를 밑돌았다.
노동부는 변제금을 내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 장기 미회수채권의 한국자산관리공사 위탁 등을 추진하고 관련 결산 시정요구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예정처는 여전히 회수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 대책을 주문했다.
특히 지난 8월 도산대지급금의 임금 지급 범위가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확대되면서 재정 관리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보고서는 최우선변제 대상인 임금채권의 범위와 대지급금 지급 범위가 달라 회수에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도 짚었다.
반대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에는 조성된 재원을 고용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내년도 기금 운용 규모는 2조6930억64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주요사업비는 9875억3200만원이다. 주요사업비 비중은 36.7%로 올해 계획인 36.8%와 비슷하다. 반면 여유자금 운용 등 항목의 비중은 올해 31.3%에서 내년 33.6%로 높아진다. 정부내부지출은 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주요사업비 자체는 올해보다 늘지만, 전체 재원에서 고용지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지 않는 구조다. 예정처는 장래 지출수요 등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적립해야 할 명확한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재원의 적극적인 활용을 요구했다.
고용성과도 정체돼 있다. 보고서가 인용한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15~64세 장애인 고용률은 2022년 50.3%에서 지난해 48.3%로 낮아졌다. 예정처는 기존 사업 확대와 신규사업 발굴을 통해 기금 운용이 장애인 고용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그동안 사업비를 늘려왔으며, 신규사업 발굴 등 장애인 고용촉진 방안과 기금의 지속 가능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 편성한 예산이 실제 노동자 보호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노동부는 산재 판정이 늦어지는 노동자에게 급여 일부를 먼저 지급하는 ‘산재보험급여 선보장’에 내년 435억66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요양급여 166억8900만원, 휴업급여 268억7500만원이다.
올해 7월 기준 업무상 질병 산재사건의 평균 처리기간은 218.5일에 달한다. 노동부는 재해조사기간을 법정화하고, 이를 넘긴 경우 노동자의 신청에 따라 요양급여와 최저임금의 60% 수준인 휴업급여를 먼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예산 심의와 법안 심사를 연계해야 한다는 게 예정처의 판단이다. 산재가 최종 불승인되면 선지급 급여를 환수하는 구조여서, 보건복지부의 상병수당과 정산·상계하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예정처는 “부처와 재원이 다른 급여 사이의 정산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부정수급을 최소화할 장치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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