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축산업계는 최근 정부의 농협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과 관련, 축산경제대표 선출 방식이 사실상 임명제와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3일 정문영 전국축협운영협의회장은 “정부가 조합장들 의견을 받아들여 축산특례 조항을 살리기로 했다지만 핵심인 축산대표 선출방식에서 외부인사를 참여시키는 인사추천제로 변경시켰다”면서 “이것은 축산특례 조항의 핵심을 없애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농협법 제132조인 ‘축경 특례’는 2000년 자본 잠식 상태였던 축협이 농협에 통합되며 도입된 제도다. 축협 조합장들이 축산경제 대표를 뽑고, 축산경제 대표가 농협 내에서 독자적 재산과 사업권을 보장받는 게 핵심이다. 이로써 축산 특례는 축산 부문이 농협 내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기능이 경제지주로 100% 이관되는 내년 2월에 맞춰 부문별 역할을 재정립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지난 5월 입법예고한 후 4개여월만인 이번달 21일 수정ㆍ보완했다. 농협법 개정안이 업계 반발에 부딪히자 개정안 핵심 내용을 상당부분 수정한 것이다.

당초 농식품부는 농업과 축산업의 ‘화학적 융합’을 위해 축협 조합장들이 축산경제 대표를 투표로 뽑는 현행 농협법상 특례조항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축산업계가 “차라리 축산지주를 독자적으로 설립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자, 정부는 축산특례 조항을 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축산업계는 축산대표 선출방식에서 조합장들의 선출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축산특례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영교 평창ㆍ영월ㆍ정선 축협조합장은 “축산특례의 핵심은 조합장들이 축산대표를 선출해 전문성과 특수성을 살리는 것”이라며 “이 규정이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보호해야하는 축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만들어진 법적 장치인 만큼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특히 전국 1132개 일선조합 중 축협은 139개에 불과해 이사회를 통해 구성되는 인사위원회는 임명권자인 농협중앙회장이나 농식품부의 입맛에 맞는 위원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반대하는 입장 발표와 함께 공식적인 행동에 들어갈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농협법 개정안 담당자는 “대표 선출과정에 외부인사를 참여시켜 공정성을 높인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축산업계의 반발은 있지만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축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은 국회를 설득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개정안은 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며, 농식품부는 차관회의에서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달 중순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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