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예비맘커뮤니티, 유해물질정보자체 공유…관련업체 소송준비도
-정부, 지진ㆍ태풍 등 재난 및 전염병 정보 늑장 전달…예비맘 불안 가중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울산 남구에 사는 정모(28ㆍ여) 씨는 출산 한달을 앞둔 만삭의 몸으로 하루종일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었다. 시간당 120㎜가 넘는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집과 남편 회사를 연결하는 도로가 통제됐고, 이 때문에 다음날 새벽까지 집에 돌아오지 못한 남편없이 혼자 집에 머물 수 밖에 없었기 때문. 퇴근길에 식재료를 사오겠다고 한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면서 정 씨는 저녁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정 씨는 “얼마전 일어난 지진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무섭게 태풍까지 불어닥쳤다”며 “지진이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해 할 수 있지만, 이번 태풍에 대해서도 안전처에서는 사전에 대형 피해가 우려되니 대비하란 문자 한통 조차 보내주지 않아 무방비로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2. 경기 성남에 사는 5개월차 임산부 김모(28ㆍ여) 씨는 최근 출근길에 방진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다닌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매일 공기청정기를 작동하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한다는 김 씨는 “다른 유해물질들은 조심해 피하면 된다 하지만 공기만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김 씨는 최근 불거진 유해성분 치약이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놓은 치약을 모두 내다버리기까지 했다. 김 씨는 “주변에서 난임으로 인해 늦은 나이에 어렵게 아이를 얻은 부부들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같은 임산부지만 너무 안쓰럽다”며 “내가 사용하는 제품과 마시는 공기를 통해 유해물질이 아이에게 전달돼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은 모든 임산부가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최근 산모는 물론 태아까지 위협하는 각종 유해물질과 자연재해로 예비맘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잇따른 늑장대응으로 인해 예비맘들은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각종 예비맘 커뮤니티에서는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발암ㆍ유해 물질로 알려진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최근 치약에서도 발견되고, 니켈 등 중금속이 포함된 정수기가 시장에 유통되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불안함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 사는 8개월차 임산부 김모(29ㆍ여) 씨는 “지난 2011년 많은 임산부들이 옥시가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원인 불명의 폐질환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었지만, 제조사의 사과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이에 대해 정부는 뒤늦은 대처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아이의 안전을 예비맘들 스스로가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일부 예비맘 커뮤니티 회원들은 유해 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판매한 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최근엔 예상치 못한 대형 자연재해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모습 역시 예비맘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규모 5.8 지진 당시 늑장 재난문자 및 통보로 비난 받았던 국민안전처의 미숙한 대응은 최근 제18호 태풍 차바가 상륙했을 때도 비슷하게 재현됐다. 울산지역에서는 재난문자가 태풍경보가 별령된 오전 7시 이후에나 배포됐고, 평소 침수가 우려됐던 저지대 및 강변의 차량대피문자는 순간 폭우로 인해 침수가 진행되던 11시 이후에나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의 출산 예정일까지 남은 기간이 한달 정도에 불과한 최모(31) 씨는 “집에 언제든 출산이 가능한 임산부가 있는 입장에선 조그마한 자연 재해에도 민감하고, 이를 사전에 대비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런 마음”이라며 “미세먼지는 물론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해 정부가 정확한 예측은 커녕 부정확한 정보 제공과 늑장 대응을 하는 모습을 연이어 보고나니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전염병에 대한 공포 역시 임산부들을 짓누르고 있다.
최근 남미ㆍ동남아 등에서 유행해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는 물론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전염 공포에 제대로 병원을 찾지 못했던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예비맘들도 적지 않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예비맘 박모(34ㆍ여) 씨는 “첫째를 임신했을 때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정부가 메르스 의심자가 내원한 병원 리스트를 뒤늦게 공개하는 바람에 불안감에 필요한 산부인과 검진도 받지 못하기도 했다”며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있어야 임산부들도 스스로 조심하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