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영유의 조치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대표이사가 부재 중일 때 메일이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로 여신 승인을 결제한 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이 저축은행은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등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유의 조치는 행정지도 성격의 비제재 조치로, 금융사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산 소재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 사이 대표이사가 외부에 있는 경우 여신 담당 직원이 대표이사에게 이메일 또는 모바일메신저(카카오톡)로 여신승인신청서를 송부해 대출을 승인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이사는 메일과 카카오톡을 확인한 뒤 다시 메일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여신 취급을 최종 승인해 왔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데는 고려저축은행의 대표이사가 자회사인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서울에 소재하고 있는데, 대표이사가 이곳에 상주하면서 부산 소재 고려저축은행을 부정기적으로 방문해 업무를 수행하는 탓에 일일이 대출 승인을 할 수가 없었던 것.

이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11월말까지 3개월여 기간 동안 대표이사 전결여신 24건(114억원) 중 17건(97억5000만원)이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결제됐다.

금감원은 보통 여신승인 과정에서는 여신승인 신청서 외에 감정평가서류 등 여신심사서류 등도 첨부되는 데 이에 대한 심도있는 심사없이 대표이사가 승인을 하거나, 여신승인신청서 등에 대표이사의 승인이 누락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에 향후 대표이사가 직접 결재를 하거나 전자결재시스템 등을 통해 결재토록 하는 등 여신승인 절차를 명확히 할 것을 주문했다.

이 저축은행은 동일인이 영업본부장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상충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으로 역시 경영유이 지적을 받기도 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저축은행 경영진의 과도한 위험노출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인데, 이 자리를 이윤 확대를 위해 과도한 위험을 취할 유인이 있는 영업본부장이 동시에 직위를 수행하고 있던 것.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위원 조정 등을 통해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직무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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