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시효 만료땐 안줘도 된다” 금감원은 “미지급땐 엄격제재”이견 알리안츠 파기환송심 등 결과 주목
자살보험금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자살보험금을 다루는 재판이 보험사별로 시간차를 두고 진행되는 데다, 감독기관은 판결과 무관하게 보험사를 엄중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5월,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난 뒤 자살했다면 약관에 따라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지난 9월 30일 재판에서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며 보험사 편을 들어줬다.
현행법상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는 2년(2015년 3월 이후 3년)이다.
2주 뒤인 지난 13일 대법원은 알리안츠생명이 자살한 A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5월 판결을 재확인 한 것이다. 원심은 A씨가 재해로 사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리안츠생명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경우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약관에서 ‘2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한 조항은 무의미한 규정이 된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자살에 대해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만 소멸시효가 지난 건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재해사망으로 인정받았다고 해도 뒤이어 진행된 소멸시효 재판에서 결과가 엎어질 수 있어서 당사자들의 지리한 법정 싸움이 끝나지 않고 있다.
즉 알리안츠생명이 파기환송심에서 소멸시효를 놓고 다투게 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씨의 유족은 그가 2007년에 사망한 후 지난 7년 뒤인 2014년에서야 보험금을 청구했다.
앞으로 알리안츠생명의 파기환송심은 물론이고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상고심도 남아있어 당분간 자살보험금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보험사, 소비자간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대법원의 판결과 관계없이 생보사들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보험사는 행정제재 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이날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보험사들에 대한 고강도 행정제재를 이어갈 예정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질의에 “고강도 행정제재라는 표현은 과도하다”며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보험사들은) 양정 기준대로 처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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