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버스참사로 본 운행실태
적발돼도 솜방망이처벌…
속도제한장치 해제 예사
울주 참사 타이어 파열관련
재생품 장착여부 등 수사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IC 인근에서 13일 밤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는 터졌다 하면 대형사고로 번지는 대형버스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버스 사고로 경각심이 고조됐던 것이 최근의 일인데, 또다시 안전불감증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무리한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속도제한장치를 해제한 채 과속을 일삼고 재생타이어 사용비율이 높음에도 타이어 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등 대형버스 관리 실태가 심각한 것이 대형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찰은 사고 다음날부터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오른쪽 타이어가 터졌다”는 버스 운전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원인에 대해 다방면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타이어 파열이후 오른쪽으로 기운 버스가 콘크리트 분리대를 3차례 부딪히면서도 200m 이상 미끌어진 만큼 과속 가능성도 세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대형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대형버스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고음도 다시 한번 일고 있다.
정부는 대형버스를 포함, 대형차량의 최고속도를 일정 속도로 제한하는 속도제한장치를 의무로 장착토록하고 있지만 실제 여객운수 업계는 이를 비웃듯 속도제한장치를 임의로 해제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자동차 관리법에 따르면 승합차는 시속 110㎞, 대형화물차는 시속 90㎞로 속도를 제한하는 장치를 의무로 장착하도록하고 이를 무단으로 해제할 경우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은 실제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경찰청은 지난 7월 18일부터 9월 30일까지 75일간 사업용차량 중 전세버스 등 승합차량과 3.5t 초과 대형 화물차에 설치된 속도제한장치를 무단으로 해제한 업자를 단속한 결과, 불법해제 업자 10명을 검거하고 해제 차량 3317대를 확인했다.
경찰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교통관리공단과 함께 46회에 걸쳐 버스 차고지 등 현장 단속을 벌인 결과, 여기서 1460대의 점검 대상 중 328대가 속도제한 장치를 해제한 사실 역시 적발했다.
대형버스의 경우 속도제한장치의 사고 억제 효과는 특히 두드러졌다. 단속 이후 대형차량 교통사고 사망자가 버스의 경우 73.4%가 감소했다. 전체 사고와 부상자 역시 감소추세를 보였다. 이같은 제재 만으로도 대형버스의 대형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속도제한장치 해제가 공공연히 벌어지는 것은 처벌수위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속도제한장치를 해제한 차량 운전자에겐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이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경찰은 속도제한장치를 해제한 차량의 운전자에 도로교통법 제40조 ’정비불량차의 운전금지’ 조항을 적용해 형사입건하고 통신수사 등을 통해 해제 업자를 검거할 계획이다. 정비불량차를 운전한 운전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은 해당 버스가 지난 2월 출고된 신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타이어가 파열된 점을 두고 운전기사의 타이어 관리 책임을 따져보고 있다. 특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재생타이어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재생타이어는 수명이 다한 타이어를 회수해 트래드 고무를 새로 덧씌운 것으로, 신품에 비해 절반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 일반 승용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어 타이어 마모가 빠른 대형차량에 자주 사용된다. 사업용 차량의 경우 재생타이어 사용 비율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문제는 도로와 접촉하는 트레드면만 재생하는 만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통상 재생타이어의 수명은 6개월로 짧다. 마모상태가 심할수록 타이어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고 파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지난 2012년 4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시외버스 타이어 폭발사고가 발생해 승객 4명이 화상을 입는 등 부상을 입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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