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회가 헌정사상 최초 400조원의 나라살림에 대한 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부실 대기업 회사채 지원에 5200억여원을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당장 매각이 힘든 대우조선해양 지분에 대해 매각 수입으로 1480억원의 수입이 생긴다고 적어 내 수입에 대한 과다계상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국회 정무위와 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융공기업 등 금융당국에 대한 예산 중 ‘시장안정특별보증 대위변제’ 사업에 5204억원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보다 3317억원 많은 금액으로, 증가율로 따지면 175.8%에 해당한다.

시장안정특별보증이란, 지난 2014년 7월 회사채시장 안정을 위해 건설사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 채권(P-CBO)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대기업 채권과 묶어 신보가 보증하는 증권이다. 한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해운, 대성산업 등 5곳의 대기업이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신보가 이 사업으로 지원한 5개 대기업 중 현대상선과 동부제철, 한진해운 등 3개사는 대부분 부실화됐고, 부실 총액도 1조83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정책처는 신보의 대위변제 규모가 부실 총액의 약 90%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3개사 부실이 현실화된다면 신보는 이들 회사 대신 975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 신보가 3사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원한 회사채 만기가 3400억여원에 이른다. P-CBO 대위변제 예산이 전년보다 3310억여원 늘어난 것도 이들 회사의 회사채 만기 물량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물론 신보가 한국은행이나 시중은행 등의 출연금으로 100% 운영돼 추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사정이 그렇다고 해도 회사채 차환발행 과정에서 차환발생심사위원회의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 신보의 유동화증권 보증이 전문성에 근거해 객관적인 요건에 부합하게 이뤄졌는지는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가 대우조선 정부지분(8.5%)에 대한 매각 수입으로 1482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도 과대계상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주식이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거래정지가 된 상태에서 1년간 개선 기간이 부여된 상황이다. 이같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시장에 기업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져 내년 하반기께 매각이 가능하다고 해도 매각 수입은 부풀려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대우조선 지분 가치를 1480억여원으로 책정한 것은 대우조선의 지난 2015년의 1년간의 가중 평균 주가인 주당 1만2039원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즉 최근의 주가 하락을 반영하지 않고, 과거의 높은 단가를 적용한 것이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금융위 세입 예산을 보면 재고 자산매각 가격을 산출할 때 평균 주가를 적용하는 기간에 대해 통일된 기준이 없다”며 “입맛에 따라 세입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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