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유한·녹십자·한국유나이티드등 임상 개발 중단·계약해지 먼저 알려
한미약품의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사건이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과거 쉬쉬하거나 되도록 최대한 늦게 공개하던 임상 또는 개발 중단 소식 등을 ‘자진납세’ 하듯이 제약사 스스로 먼저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의 늑장공시 파문 이후 자발적으로 개발 중단 및 계약 해지 소식을 알린 제약사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등이다. 국내 빅3 제약사가 모두 포함됐다는 점에서 향후 제약사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미약품은 지난 28일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지난 해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이 당초 계획됐던 올 4분기에서 내년으로 연기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27일 퇴행성디스크치료제 신약후보물질 ‘YH14618’의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유한양행은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YH14618’은 임상 2상 결과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측은 “공시 사항은 아니었지만 주주 등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판단해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녹십자는 혈우병치료제인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미국 임상 기간을 당초 2~3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희귀질환의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이 더디게 진행돼 임상이 계획보다 지연됐다.
녹십자는 “이는 투자비용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이어져 미국 임상을 더 이상 강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중국 JJK 그룹과 계약한 개량신약 2개 제품(클란자CR, 실로스탄CR)에 대한 공급계약 해지 소식을 알렸다. 당시 회사측은 “계약 해지는 JJK사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임상 연기 또는 중단ㆍ계약 해지 등 악재성 소식을 투명하게 알리는 분위기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긍정적이다. 임상 중단이나 계약 해지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이를 감추기보다 오히려 공개해 주주 또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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