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장관 “서면조사 한정안해” 국민적 비난 우려에 靑 찾아갈듯 朴 “특검도 수용”檢 복잡한 속내
청와대가 대통령 수사에 대해 전향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검찰의 현직 대통령 수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범죄 혐의로 조사해야 하는 상황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전례 없는 수사를 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조사 방식과 절차를 두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특검까지 수용할 뜻을 밝히면서 검찰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졌다.
검찰은 일단 특검 도입 시기나 여부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대검찰청이 전국 12개 검찰청에서 12명의 검사들을 파견받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상황에서 특검 얘기가 나와 검찰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특별수사본부가 대통령 조사에 나설 경우 택할 수 있는 조사 방식으로는 소환조사, 방문조사, 서면조사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소환 조사는 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3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박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검찰의 선택지는 방문조사와 서면조사로 좁혀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당선인 시절 BBK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의 방문조사를 받은 바 있다. 2012년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을 수사한 특검팀은 아들 시형 씨를 서면조사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김윤옥 여사도 영부인 예우 차원에서 서면조사를 받았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사건의 경우 청와대 문건유출과 대기업 강제모금, 국정농단 등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이 서면조사를 택할 경우 또 한번 수사의지를 둘러싸고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은 서면조사 정도로 마무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을지 모르나 그 정도로는 안된다”며 방문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웅 장관도 전날 국회에서 ‘현 단계에서 서면조사로 한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해 방문조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수사팀이 직접 청와대로 갈지 아니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할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장관과 검찰은 대통령이 형사소추 대상이 아님을 근거로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순실 씨를 시작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대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호텔에서 대기업 회장들을 독대하는 등 재단 기금 모금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정황들이 나오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때문에 최 씨와 안 전 수석을 겨냥했던 검찰의 칼도 점차 박 대통령을 향해가고 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성공하더라도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84조에 따라 당장 처벌은 할 수 없다. 대신 퇴임 후 현직 대통령 신분을 잃게 되면 박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퇴임 후를 대비해서라도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통해 각종 진술과 증거를 확보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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