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대선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머쥐며 9일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과 금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금이나 채권에 대한 강한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인식은 조금 다르다. 특히 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트럼프 쇼크’가 금융시장을 덮친 9일 주식시장은 ‘브렉시트’ 수준의 충격파에 뒤흔들렸지만 채권시장은 장단기물을 막론하고 강세를 나타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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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3bp(1bp=0.01%p) 하락한 1.402%를 기록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하반기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는 이날 안전자산 선호 확대에 따라 장단기물 모두 금리가 하락했다.

국고채 1년물과 5년물 역시 각각 2.1bp 내린 1.398%, 1.493%로 나타났다. 10년물, 20년물, 30년물도 각각 3.1bp, 3.0bp, 3.2bp 하락하며 국채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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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낼 수도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을 예상해보면 장기적으로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진단 때문이다.

구혜영ㆍ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던 위험이 현실화됐다”면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은 (단기)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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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인프라 투자 확대인데, 민간에서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 경우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채권가격에도 부담이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도 채권시장에 부담이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더 빠르고 강해질 수 있고, 이는 경기 상승 및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재정 지출 확대를 위해서는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중기적으로 대규모 채권 공급에 따른 금리 상승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 유발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며 “힐러리 당선 시나리오보다 오히려 장기 금리 상승 타겟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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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트럼프의 당선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국채금리 하락)와 위험자산 회피(주식 하락)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친기업적인 리플레이션 정책으로 증시에는 호재이고, 채권에는 악재”라고 봤다.

금은 채권과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9일 금 역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가격이 크게 오르고 거래량도 많아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1g당 4만8930원으로 전날보다 1940원(4.13%) 뛰었다. 장중 한때는 5.3%까지 뛰어 장중 최고가가 4만9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금은 하루 동안 118.3㎏이 거래되면서 시장 개설 이래 2번째로 많이 거래됐다.

급락세였던 국제 금값도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거래량은 평균의 몇 배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0.1% 하락한 온스당 1273.50달러였으나 100일 평균의 4배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금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온스당 1400달러 수준을 보고 있기도 하다.

동부증권은 “귀금속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달러 약세와 실질임금 상승, 미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은 달러대비 금의 상대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변수”라고 지목했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은 단기적인 안전자산 선호 강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저하, 달러화 약세를 불러 금 가격을 급등시킬 것”이라며 “가격은 달러화 약세가 수반되며 브렉시트 때보다 더욱 높은 1400달러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