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70% 달성 여성없인 요원 경단녀 잠재소득손실 30조 추정 저활용 여성자원이 새 성장엔진 근로시간 등 고용유연성 높여야

신흥국 주도의 글로벌 성장 시대가 마감되고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는 새로운 경제질서가 태동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성장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로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가 2017년까지 목표로 하는 고용률 70% 달성은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없이는 요원하다. 2012년 여성 고용률은 5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5위다.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60.5%로 OECD 평균 79.3%와 격차가 크다. 경력이 단절된 대졸 여성의 잠재소득 손실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여 지구촌에서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고 한다. 여성 고용률이 제고되어야 할 절박한 이유다.

여성은 가장 소중한 인적자원이다. 저활용된 여성자원이야말로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최근 정부가 일하는 여성의 경력유지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도 여성이 결혼ㆍ출산ㆍ육아의 3중고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직장으로 복귀하는 여성 비율을 높이는 ‘리턴 맘’ 정책보다 당초에 경력단절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최근 기업마다 ‘워킹 맘’ 프로젝트를 도입하여 경력유지를 지원하려는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다. 가정과 직장을 조화하는 ‘홈 퍼니’ 경영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SK 텔레콤은 500명을 경력단절 시간제 근로자로 채용했고 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한다고 한다. 포스코는 육아휴직을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도록 허용하고 육아휴직 대신에 주 단위로 15-30 시간 범위 내에서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삼성은 ‘일과 가정의 균형’ 캠페인을 연중 벌이고 있다. LG 또한 자녀 진학상담, 대학 탐방, 입시특강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중이다.

유연 근무제, 시간제 일자리 등 고용유연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경제학 교수 연구에 의하면 근로 남성과 여성 임금격차의 84%가 여성의 근로시간 부족과 경력단절 때문이라고 한다. 근로시간 조절 등 고용유연성을 높이면 남녀 임금 불평등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도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는 경단여성 재취업시 적정한 수입 다음으로 근무시간 조정 가능성이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 사항임을 보여준다. 일본의 파트타임 여성 근로자 비율은 35%인 반면 우리는 18% 수준이다. 여성 잠재력 활용지수 국제비교에서도 우리나라 여성의 직장 재진입 기회는 하위권에 속해 있고 지속가능한 근무환경은 꼴찌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취업 가능성이 남성보다 떨어지는 이유의 20%는 성차별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 관리자 육성이 시급하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같이 유리천정이 깨지는 성공 스토리가 많아야 한다. 2012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각각 8.4%, 2%에 불과하다. 컨설팅회사 스트래티지& 조사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세계 주요기업 2500개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 비율은 3.6%에 그치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의 10%는 여성 임원이 전혀 없다. 미국 3000여 상장기업 중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 비율은 정보통신산업 49%, 제조업 40%에 달하고 있다. 상장기업의 관리자 여성 비율은 7.1%, 임원 비율은 2% 수준이다. 여성 관리자가 전무한 기업도 절반이 넘는 실정이다. 조던 시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연구는 중간 관리자 여성이 10% 늘면 기업의 총자산 수익률이 1%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당찬 여성의 도전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있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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