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 모드’로 가는 檢, 공소장에 ‘대통령 공모 혐의 적시’ 가능성

- 참고인 중지ㆍ출석요구서 발송 카드도 거론…정치권 파장 이어질 듯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조사를 앞두고 청와대와 검찰의 평행선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버티기’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 측을 향해 검찰이 ‘초강수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7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오는 19일 또는 20일로 예정된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그리고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의 구속기소를 앞두고 이들의 범죄 사실과 적용 법리 등을 어떻게 담아낼 지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다. 무엇보다 참고인 상태인 박 대통령과 관련 여러 피의자와의 관계를 적시할 때 어떤 표현을 선택할지, 어느 수준까지 언급할지 등 법리 검토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핵심 퍼즐’인 박 대통령이 사실상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욱 강하게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상황이다.

법조계는 검찰이 꺼낼 수 있는 강력한 카드로 주요 인사들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공모 혐의’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방안을 지목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은 헌법상 형사소추 면제 특권이 있어 본인이 기소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최씨나 안 전 수석 등의 공소장에 “대통령과 공모하여”라는 표현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범죄 혐의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직접적인 근거가 될 수 있어 막강한 파급력을 가질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문고리 권력’인 정 전 비서관이 받고 있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경우 박 대통령이 혐의가 비교적 상세하게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013년부터 대통령 연설문과 외교ㆍ안보 분야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 다수의 대외비 문서를 최 씨에게 건넨 혐의가 인정돼 구속이 결정된 바 있고, 그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각종 문서를 검토하도록 하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져 혐의 입증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수사본부는 안 전 청와대 수석 측으로부터 확보한 업무 수첩을 통해 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 등에 박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져 공소장에 어떤 내용으로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수첩에는 박 대통령의 업무 관련 언급이 자세히 적혀 있는데다 출연금 모금관련 내용부터 진행 상황 보고를 받은 뒤의 추가 언급 등 세부 내용이 일자별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인 중지’ 역시 검찰이 꺼낼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꼽힌다. 참고인 중지는 주요 참고인을 소환하지 못해 피의자의 혐의사실이 소명되지 않을 때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결정을 말한다. 최 씨를 기소할 때 구속영장에 담긴 혐의로만 기소하고, 뇌물 혐의 등에 대해서는 핵심 참고인인 대통령을 조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한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검찰이 박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된 ‘출석요구서’ 발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변호인을 경유해 구두로 조사 일정을 통보한 것과 달리 공문을 통해 박 대통령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수사본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박 대통령이 최 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건 사실”이라며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와 관계없이) 여러 방법을 강구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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