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ㆍ유은수 기자] “회의하라고! 회의도 못 하는 게 지도부입니까? 무서워서 회의 못 할 거면 지도부 사퇴해야지!”
15일 오전 국회 본청 새누리당 대표실에선 사무처 국ㆍ부장급 간부를 포함한 직원 100여명(사무처 추산)이 몰려 당 지도부 사퇴와 윤리위원회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오전 9시엔 최고위원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회의 15분여를 앞두고 당직자들이 일제히 회의장을 둘러싸자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개의 예정 시간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표실 내 사무공간에 있다가 당직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30분이나 늦게 회의장 문을 열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親박근혜계)와 비박계(非박근혜계)간 대치가 분당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간부급을 포함한 당직자들이 친박 지도부에 집단 반발, 최고위가 파행했다.
구호와 비난이 이어진 끝에 이 대표가 30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나타나자 당 사무처 직원 대표자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읽었다. 이들은 “당의 윤리성은 정당의 존립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며 보수정당의 핵심은 책임정치”라며 ▷당 윤리위 추가 인선 즉각 취소 및 윤리위 원상복구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원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시ㆍ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전날 비상총회를 열고 결의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이렇게 신념 바쳐서 일하는 후배들에게 너무 면목이 없다”면서도 지도부 사퇴와 윤리위 원상 복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지금 주신 그런 말씀과 여러 의견 수렴해서 저희들(지도부)이 그 부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여러분들이 지금 요구하고 기대한 부분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최고위원인 조원진 의원은 종전 지도부 입장과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조 의원은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지도부의)전면적 2선 후퇴를 요청한다”고 했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우택ㆍ나경원 의원 중 친박 성향의 정 의원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조 의원은 “현 지도부는 이 대표와 함께 21일 사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 당직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친박 지도부는 최근 이진곤 위원장이 이끌던 윤리위에 새롭게 8명의 친박 성향 위원들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의 종전 윤리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징계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고, 친박 지도부가 이를 막기 위해 윤리위원들을 추가 임명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반발 지난 13일 다른 6명의 종전 윤리위원과 함께 집단 사퇴했다. 당지도부의 윤리위 추가 임명에 대해 15일 김무성 전 대표는 “코미디라고 말하기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며 “원상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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