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결되었고,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두 사건이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각자도생이다. 2017년에도 각자도생의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 속에서 러시아의 수혜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1월),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월)이 예정되어 있다. 이 국가들은 모두 對러시아 경제제재의 주도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선거 동향을 보면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親러시아 성향의 인물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하여 테러리즘에 대응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공화당 소속 피용 후보와 국민전선 소속 르펜 후보가 러시아와의 협력을 주장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독일대안당이라는 극우 성향 정당의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독일대안당 역시 對러시아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親러시아를 주장하고 나선 것일까? 그 이유는 각자도생의 마인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세계 경찰로써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경기 둔화로 비용적 부담이 커졌다. 유로존의 경우에도 경기 둔화로 국방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난민 유입으로 사회적 비용까지 가중되었다. 자연스럽게 국방비 부담 원인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세계의 평화보다는 국익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프랑스, 독일에서 親러시아 성향 인물이 집권하게 될 경우, 내년에서 내후년 초를 기점으로 對러시아 경제제재 강도가 점진적으로 약화되거나, 해제될 수 있다. 이는 러시아에 분명한 호재다. 최근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향후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러시아는 유가 하락과 동시에 진행된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내수가 부진해지고, 재정이 악화된 가운데 경제제재로 인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신규 유전/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첨단장비를 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여파로 러시아 경제는 2015년 1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역성장세를 기록했다.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힌 두 가지 요인이 완화됨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유가가 반등하면서 러시아 경기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각자도생의 바람이 러시아에 훈풍으로 불어오고 있다. 훈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년 2~3월 트럼프 정권의 對러 경제제재 완화 여부와 5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 전개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