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배두헌 기자]지난 21일 사상 최대폭의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에 ‘젊은 피’가 대거 수혈됐다. 이번 인사로 전면에 포진한 신임 최고경영자(CEO)들은 대내외적으로 불투명한 경영 환경의 최전선에서 인수ㆍ합병(M&A), 글로벌 시장 진출, 신성장동력 발굴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그룹 내 맏형 격인 SK이노베이션의 새 수장이 된 김준 SK에너지 사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완수하고 회사를 진정한 글로벌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키워내야하는 중책을 이어받게 됐다. 먼저 올해 결과를 내지 못한 인수ㆍ합병(M&A) 및 합작법인을 완수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두자릿 수에 육박하는 M&A 및 파트너링 카드를 진행중 이거나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연내에 대형 M&A를 발표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 김준 사장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9795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뒤 올해도 3분기만에 영업이익 2조3791억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왔다. 그러나 전임 정철길 부회장의 “알래스카의 여름” 이란 표현대로 정체된 정유사업의 호실적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년 동안 벌어들인 ‘총알’로 김준 사장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되는 이유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에는 이번에 M&A그룹도 신설됐다. 기존 프로젝트 인베스트먼트&파이낸스실이 이름을 바꿔 조직이 재편됐다.
이노베이션과 자회사 CEO들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글로벌’이다. 인사와 함께 SK에너지의 ‘에너지전략본부’, SK종합화학에서 ‘글로벌 마케팅본부’(중국 소재) 등 글로벌 조직이 신설됐다. SK이노베이션 E&P (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 사업부문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 차원에서 미국 휴스턴으로 E&P 본사를 이전한다.
지동섭 신임 사장이 이끌 SK루브리컨츠도 중국 등 글로벌 전략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윤활유사업실’을 신설했다. 지 사장에게는 글로벌 중장기 성장전략을 세우고 사업구조를 개선해야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SK인천석유화학을 이끌게 될 최남규 신임 사장은 생산관리 전문가로서 고부가가치 중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그룹의 대표 IT 계열사들은 이번 인사로 융합을 통한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의 신임 사장으로 오는 박정호 사장과 SK㈜의 사령탑이 된 장동현 사장은 지난 2014년에는 각각 SK텔레콤과 SK C&C 대표로 오르며 SK그룹 내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번에는 신성장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적임자들로 다시 한 번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그들 앞에는 새로 맡게 되는 회사의 ICT 분야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키워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통신산업의 정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올해 CJ헬로비전 인수 실패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매출 등 주요 경영지표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A 전문가로 통하는 박 사장의 투입은 그룹 상층부의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비서실장을 거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위기를 돌파할 반전의 카드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사장과 자리를 맞바꾼 장동현 SK㈜ 대표는 기존 1사 2체제에서 단일체제로 변신한 SK C&C 사업도 맡게 됐다. 장 신임 총괄 CEO는 우선 이번에 신설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총괄’ 조직을 통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블록체인 등 차세대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장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경영 현안들을 타개할 적임자들을 배치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상현ㆍ배두헌 기자/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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