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병신년 마지막날 열린 10차 촛불집회
- 시민들, 朴 조기 퇴진과 새로운 시대 염원
- “향후 정국 감시해야”
[헤럴드경제=원호연 구민정 이현정 기자]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부패로 얼룩진 병신년(丙申年) 마지막날에도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촛불시민들이 80만명이나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국정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기 위해 박근헤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한국인 뿐 아니라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 역시 매한가지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 17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다) 10차 범국민행동’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행사 성격이 ‘시민 자유발언대’ 이후 본집회가 이어졌고 오후 8시에는 다함께 촛불과 조명을 끄는 소등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8시 현재 80만여명이 운집했다. 퇴진행동 측은 “2016년 마지막 밤, 촛불로 어둠을 환하게 밝히며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날 100만 이상, 연인원 누적 1000만 촛불을 자신했다.
이날 자유 발언에 나선 시민 발언자나 일반 참가자들 모두 새해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최종적으로 탄핵돼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랬다. 매년 마지막날은 집에서 가요대상 등을 보면서 조용히 보냈다는 진명희(57) 씨는 “올해 마지막날까지 촛불을 들지 상상도 못했다”며 “내년에는 나라가 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민영(33) 씨는 “대학다닐 때만 해도 2030세대에게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고통만 남기는 것 같은데 어른으로서 죄책감이 든다”며 “새해에는 새 대통령이 잘 뽑혀서 나라가 바로 잡히면 좋겠다”고 했다.
새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다는 박가현(12)양은 “역사적으로 대통령이 이렇게 큰 잘못을 하고 촛불이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이 없다고 선생님이 설명했다”며 “대통령이 빨리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근혜 퇴진 이후 정국 방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오래 한국에 살았던 외국인도 광장으로 불러들였다. 한국에서 아내, 9살 딸과 함께 14년 째 살고 있다는 프랑스어 선생이자 화가인 브루노 빠옌(41) 씨는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외국인도 지지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영주권자로서 대통령선거는 참여할 수 없지만 지자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 이같은 정국이 남의 일은 아니다”며 “박 대통령이 내려온 이후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하루 빨리 준비해야 하고 그것이 그들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미래를 제도 정치권에만 맡겨두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지만 가끔 그 사실을 잊는다”며 “그들이 국민들이 자신을 대표해달라고 뽑은 사람 뿐이며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모(45) 씨는 ”박대통령은 당연히 탄핵되겠지만 그 이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정치권이 자기 밥그릇 싸움 하기 바쁜데 이후에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김진수(42)씨 역시 “황교안 권한대행도 공범인데 마치 떳떳한 정부인 것 처럼 행동하고 있고 박연차 돈받았다는 반기문이 지지율을 얻고 있다”며 “지금은 ‘박근혜’의 퇴진을 외치는 촛불이 황교안과 반기문을 외치지 말란 법이 없다”며 지속적인 시민의 참여를 통한 정치권 감시를 강조했다.
퇴진행동 측은 “탄핵안 가결 이후 강제 철거 됐던 평화소녀상이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다시 앉았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부결되고 가습기살균제, 세월호 참사 관련 특별법안이 신속처리 안건이 됐다”며 “켜켜이 쌓인 우리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자는 목소리가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며 지난 두달 간 촛불 시민들이 해낸 성과를 정리했다.
퇴진행동은 소등 행사 중 정부서울청사 외벽에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 ‘황교안 사퇴’ 등의 구호와 함께 세월호 리본 등을 투사하며 국민적 분노를 표현하기도 앴다. 세월호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노란 풍선 304개를 하늘로 올려보내기도 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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