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전단계 ‘경도인지장애’ 환자 증가

-경도인지장애 중 10% 이상 치매로 발전

-경도인지장애 치료해야 치매 진행 막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가정주부 김모씨(75)는 몇 년 전부터 깜빡 깜빡 까먹는 일이 자주 경험하고 있다. 심할 때는 남편이나 아들, 딸들의 전화번호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음식을 할 때면 가스레인지를 끄는 것을 잊어먹거나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잊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이 들면 건만증이 심해진다는데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예사롭게 넘겼다. 그러던 중 급기야 집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발생했다.

과거에는 치매를 ‘노망’이나 ‘나이 들어 생기는 병’쯤으로 인식했으나 최근에는 치매도 치료해야 할 병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쉽게 말해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치매에 비해서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이 대부분 정상이지만 단순한 건망증에 비하면 더 많이 잊어버리는 증상을 보인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한 치매 환자 9만7102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검사, 우울척도검사, 일상생활동작검사, 신경학적 검사, 혈액 검사 및 뇌 자기공명촬영, 신경심리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이 중 14%인 1만3470명이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 2013년에는 521명이었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4년 4214명, 2015년은 4300명으로 증가했고 2016년 10월 현재까지 4435명에 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2012년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7.8%로 전체 노인 인구의 4분의 1을 넘었다.

따라서 이들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연병길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은 “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로 사고력 대부분이 정상이지만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다”며 “최선의 조치는 치매로 발전하기 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빨리 진단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교수(신경과)는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은 방금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가 대표적”이라며 “이전에는 스스럼없이 하던 일도 잘 못하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매년 10~15%씩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 간 약 80%의 환자가 치매로 발전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매로 이어지는 건망증인지 아니면 단순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를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강재명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한 뇌 영상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찾는데 활용되고 있다”며 “뇌기능 영상을 볼 경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로의 발전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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