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환위험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해 금융상품을 통한 환헤지에 소극적인 탓이다. 시중은행들은 환헤지 상품 구조를 단순화해 고객들의 이해를 돕는 한편, 키코와 같은 정형화된 상품 판매가 아니라 기업별 맞춤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결과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중소기업들의 환위험 현황 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가장 최신 자료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5년 5월 조사한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환변동 대응계획’ 조사다.

당시 조사내용을 보면 환변동 보험 등 외부 금융상품에 가입한 응답자는 10.3%에 불과했다. 특별한 대응계획이 없는 기업도 18.3%나 됐다. 특히 종업원수가 적은 소규모 기업일수록 환변동 대비에 소극적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했을 때 은행과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큰 손실을 보여 흑자도산을 했던 ‘트라우마’ 때문이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들의 환헤지에 좀더 적극적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실제 환율 고민으로 은행을 찾는 중소기업 숫자는 많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전언이다.

현재 은행들은 복잡한 환헤지 상품을 단순화해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옵션 구조의 상품은 모두 폐기하고 약정환율이나 기간이 1~2개 이내인 선물환 상품으로 환헤지 상품을 모두 교체했다.

외환은행 시절 키코로 몸살을 앓았던 KEB하나은행은 환헤지 상품을 ▷단순 선물환 상품인 포워드(Forward) ▷만기가 다수이지만 가중평균한 단일 환율로 거래하는 파포워드(Far Forward) ▷현물 매매와 반대방향의 선물 매매를 동시에 하는 외환스왑(FX Swap) 등 세 가지로 단순화했다. 또 이들 상품은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해 은행원이 고객에게 먼저 권유할 수 없도록 했다.

중소기업 고객이 많은 IBK기업은행은 기업별로 맞춤형 환헤지 컨설팅 제공과 함께 쉬운 선물환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이 직접 선물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인터넷FX/선물환 거래’나 ‘IBK 모바일FX/선물환’ 앱을 활용하면 영업점 방문이나 서류접수 없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직접 환위험 관리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이 1250~1300원대까지 상승하는 등 올해에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들은 무역보험공사가 판매하는 환변동 보험이나 시중은행의 환헤지 컨설팅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환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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