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차주 47만명엔 1인당 최대 1만弗보상 국내고객 4500여명 70건 민사소송도 징벌적 배상제도없어 쥐꼬리 보상 예고

행정처분 ‘솜방망이 처벌’ 도 잇단 논란 법조계 “징벌적 배상제 도입 속도” 강조 ‘1200만원 vs. 0원’, ‘5조1000억원 vs. 141억원’

독일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치른 비용이다. 앞은 민사소송의 보상금이고, 뒤는 형사소송의 벌금인데 둘 모두 규모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2015년 11월말 시작된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결국 정부의 티구안 2개 차종 2만7000대 리콜승인으로 1년1개월여만인 12일 마무리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의 미비한 소비자보호정책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서 배출가스 조작차량을 구매한 차주 47만명에게 1인당 최대 1만 달러(약 1200만원)를 보상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치른 대가는 리콜이행률 85%달성 촉진을 위해 대당 100만원 상당의 자동차수리 쿠폰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전부다. 국내에서도 4500명 가량이 70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징벌적 배상제도가 없어 보상금을 받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폴크스바겐 형사소송 벌금도 천양지차다. 폴크스바겐은 미국 법무부와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한 형사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43억달러(약 5조1000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 정부가 배출가스조작에 물린 과징금은 141억원에 불과했다. 기업의 부정행위에 엄격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그간 거듭된 폴크스바겐측의 무성의하고 부실한 리콜계획서 제출에 보완을 요구하는 것 말고는 다른 제재수단을 찾지못한 채 차일피일 세월만 허송했고 그 사이 피해 소비자들은 보상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번에 정부가 리콜을 불허하고 차량교체 명령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법무공단과 고문변호사 등의 자문을 받아 리콜계획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한 만큼 차량교체명령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리콜승인과 차량수리비 100만원 쿠폰지급은 시종일관 고자세를 보였던 폴크스바겐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기대한 일반 국민의 정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결과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이번 리콜은 환경부와 폭스바겐이 서로 적정한 선에서 논란을 마무리 지은 듯한 느낌”이라며 “고작 100만원 쿠폰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보상 되겠나”라며 비난했다.

이와 함께 법조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징벌적 배상제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민법에 도입해 소비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조작과 인증서류 조작 등에 대한 행정처분이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뒤늦게 지난해말 대기환경보전법 재개정에 나서 과징금 요율을 상향하고 상한액을 높였으며 차량교체명령 외에 신차가격 환불명령, 중고차 재매입명령도 신설했다. 이럴 경우 배출가스조작에 대한 과징금은 2384억원으로 높아진다.

또 폴크스바겐의 24개차종 인증서류 위조에 대한 과징금은 178억원에서 1189억원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이 법은 올해 말 시행예정이어서 ‘그림의 떡’이다. 국민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한편 폴크스바겐은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551억원의 과징금 조치에 이어 이번 리콜승인으로 무더기 인증 취소당한 모델들의 재인증 및 신규인증 문제를 풀 실마리를 마련, 정상적인 국내 영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우ㆍ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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