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드디어 개정 과징금 고시가 시행됐다. 상당 기간 동안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고 적지 않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큰 폭으로 개정을 한 터라, 이번 고시 시행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제도를 운영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정위가 기업들에게 부과한 과징금을 지나치게 ‘깎아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공정위는 억울한 측면이 적지 않다. 우선 이 부분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해소해 보고자 한다.
공정위의 과징금액 결정방식은 대개 이렇다. 먼저 법 위반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해당 사업자의 매출액 범위(이를 ‘관련매출액’이라고 한다)가 확정되고, 여기에 위반행위가 어느 정도 중대한지에 따라 결정된 부과율이 곱해져 ‘기본 산정기준’이 결정되는데 세법상 ‘과세표준’과 비슷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것이 바로 과징금 산정의 첫 단계이다.
공정거래법령에는 법령에 규정된 요소들을 고려해 반드시 가중 또는 감경하도록 돼있다. 예를 들면 위반행위의 기간이 얼마나 장기간이었는지, 반복 위반하였는지 등을 감안하여 위 기본 산정기준에 가중하여야 하고, 위반행위를 자진 시정하였는지 또는 위반사업자의 과징금 부담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감안하여 감경해 주어야 한다.
해당되는 요소가 있는 경우 과징금액 결정시 반드시 감안하여야 하며, 만약 이를 적용해 주지 않는다면 위반사업자가 제기하는 소송에서 패소하게 될 것이다.
즉, 기본 산정기준에 이러한 가중ㆍ감경 단계를 거쳐 실제 사업자에게 부과될 과징금액이 결정되게 된다. 가중·감경이 법령에 따라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단계를 거치는 것에 대하여 공정위가 과징금을 깎아준다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외부에서 ‘오해’한다고 해서 이를 억울해할 수만은 없다. 국민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투명하게 제도를 운영하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행정기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다른 정부기관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시장에서의 반칙을 심판하는 공정위는 시장참가자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바와 같이 공정위는 2015년 하반기에 그간의 사건처리 관행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사건처리 3.0’ 방안을 마련하고 2016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이 방안은 조사단계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피조사ㆍ신고업체 권익보호 등 절차적 투명성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는 과징금고시 개정을 통해서 공정위의 과징금 산정과정에서의 투명성ㆍ예측가능성이 대폭 제고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계속 절차탁마(切磋琢磨)함으로써, 국민들이 공정위를 ‘시장경제 지킴이’로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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