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수익구조’ 고려 소극적 관련 리서치부문 축소 ‘찬밥신세’ ‘성장 잠재력’ 외면 비판의 시각도 개인투자자가 투자 대상으로 선호하는 스몰캡(중소형주) 종목이 증권가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스몰캡 리서치 조직과 인력을 줄이면서 정기적으로 나오는 보고서를 찾기 힘들뿐더러, 발간되는 보고서 수도 저조한 상태다. 우량 상장사임에도 증권사의 기업분석이 ‘제로’인 상태도 허다하다. 정보 제공의 지속성에 균열이 가면서 투자자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 ‘확인되지 않은 정보’ 등에 의존하며 위험한 베팅에 나서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보고서 부족’은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를 홀대하고 있다”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스몰캡 분석 인력을 조사한 결과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업계를 대표하는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평균 3.5명의 인력이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스몰캡 80여개 종목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을 병행하는 인원과 보조연구원(RA) 등을 포함해도 평균 4.4명에 불과하다. 6일 기준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에서 시총 1조원 미만 스몰캡(우선주, 스팩 제외)은 1784개에 달한다. 기존 섹터 애널리스트가 이들 중 일부 종목을 커버한다고 하더라도, 소외되는 종목이 대부분인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이들 증권사에서 발간된 스몰캡 보고서수는 평균 143.8건이었다. 이는 연보 형식의 보고서,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로 개별 종목에 대한 보고서수는 더 적다. 커버되는 스몰캡 종목으로 봐도, 이들 종목에 대한 보고서가 1년에 채 2번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열악한 스몰캡 분석 환경은 전담 부서 유무에서도 드러났다. 삼성증권은 트렌드에 맞는 종목을 분석하는 ‘테마전략TF’와 각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가 스몰캡을 담당한다. 대신증권은 올해부터 스몰캡팀을 해체하고 담당자 1명을 뒀다. 다수의 증권사는 전담 인원을 소수로 두고, 주요 섹터 애널리스트가 수시로 스몰캡 분석을 병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수익 구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증권사 역시 이윤 추구가 목적인 회사인 만큼 주요 고객이 원하지 않으면 굳이 비용을 들여 리포트를 작성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투자 리스크나 유통 물량, 시가총액 규모 등을 고려해 투자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스몰캡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다. ‘주 고객이 원치 않는 보고서를 만드는데 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가’란 항변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이는 궤변이라는 목소리도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증권사들은 자본시장을 지키는 기둥 가운데 하나로, 스몰캡의 상장과 등록을 돕는 주간사이기도 하다.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원활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길잡이’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여전히 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의존하고 있고, 위탁매매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개인투자자가 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참고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야 하는 증권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라도 스몰캡 분석에 힘이 실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증권사에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기업금융(IB) 업무나 인수ㆍ합병(M&A)을 할 때 그 성패는 기업분석 능력에서 갈린다”며 “스몰캡 분석 작업을 비용으로 인식하느냐,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로 보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내부에서도 인원 부족 등으로 고충을 털어놓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원 제약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례가 잦았다”고 털어놨다. 효율성을 우선순위에 두면, 소외받는 종목은 더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는 설명이다.
인원 구성면에서는 스몰캡팀에 주니어급 애널리스트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단순히 시총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경험이 충분치 않은 애널리스트를 붙이는 것은 가뜩이나 보고서가 부족한 마당에 빈약한 보고서로 빈축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일부 증권사에서 스몰캡 종목에 주니어 애널리스트를 붙이는 것은 큰 실수”라며 “단기간에 기업과 산업 전반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베테랑 애널리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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