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자진출석한 최순실(61)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수사팀의 질문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향후 이뤄질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해 예상 질문을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최 씨의 조사 태도를 묻는 질문에 “최 씨가 자진 출석을 한다고 해서 특검에서 상당히 기대했지만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최 씨가) 특검에서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이날 주로 박 대통령과 공모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돕고 그 대가로 거액을 지원받은 혐의(뇌물수수)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줄곧 특검의 소환 요청을 거부하던 최 씨는 9일 이례적으로 특검에 자진출석했다.
이를 두고 최 씨가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앞서 ‘사전 탐색’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불거졌다. 최 씨가 대통령 대면조사에 앞서 특검이 확보한 증거 등을 미리파악해 대통령 측의 대응 논리 마련을 도우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대통령 측 거부로 좌초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특검보가 언론사에 일정을 유출했다”며 “특검측과 일정이나 조사 관련된 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약속했는데 독자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공표해 향후 약속이 지켜질까 의구심이 든다”고 말하며 조사를 거부했다.
특검은 여전히 대통령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특검보는 이날 이같이 말하며 “향후 대통령 조사일정이 잡힐 경우에는 이번 대면조사 협의 과정에서 논란됐던 부분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이 청와대 측과 대면조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정 비공개’ 여부가 논란이 됐다. 특검법 12조에는 ‘특검과 특검보는 각 사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그러나 특검이 ‘조사 일정과 장소를 비공개로 해달라’는 대통령 측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특검이 대통령 측에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비춰 이 특검보의 발언을 향후 대통령 측의 조사일정 비공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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