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지난해 조단위 영업이익 거둬
- 삼성重, 적자폭 축소…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
- 두바이유 55달러 19개월만에 최고치 갈아치워
- 1년여 동안 없었던 해양플랜트 올해 초 삼성重 수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최악을 지난 조선 3사에 대한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4년만에 조단위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적자폭을 상당부분 줄이며 올해 기대감을 키웠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들어 첫 수주 소식을 전하며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표가 예상된다.
▶현대重·삼성重 실적 호전=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39조3173억 원, 영업이익 1조6419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823억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조원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4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의미가 크다. 지난해 거둬들인 영업이익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0조4142억원, 영억손실 1472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46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2분기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희망퇴직 위로금 등 20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한해 전체적으로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조선 3사의 올해 실적 전망은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다소 호전되는 분위기다. 여전한 수주절벽 수준의 발주 감소는 올해 전망을 어둡게 보는 근거로 이용되지만, 올해들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보다는 올해가 나을 것이란 기대감을 키우는 원인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에너지 업체 엑셀러레이트에너지(이하 엑셀러레이트)와 17만3400㎥ 규모의 LNG-FSRU 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본 계약은 4월 이내에 체결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로 당장 급한 불을 껐다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4월 돌아오는 만기 사채를 갚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첫 수주 소식을 알리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분위기는 높아졌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월 중국을 넘어 월간 수주 기준 전 세계 수주 1위에 올랐다. 지난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한국 조선업체들은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2척,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 석유제품운반선 3척 등 총 3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1년 5개월만에 조단위 규모의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했고, 현대중공업도 LNG FSRU등 수주 실적을 올들어 차곡차곡 쌓아 나가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까지 수주 실적을 거둬들이면서 지난해보다 올해는 좀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부진한 시황에서 2분기에서 3분기에도 후속적으로 수주가 이어질지 낙관하기 어렵다”며 “삼성중공업의 실적은 매출감소와 구조조정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가 상승 ‘호재’=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목이 말랐던 국내 조선업계 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50달러’ 선을 안정적으로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로 읽혀지고 있다. 진행되다 중단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먼저 재가동 되고, 연말께에는 신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0일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0.86달러 상승한 53.86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거래소(ICE)의 브랜트유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07달러 상승한 56.70달러에 마감했다.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0.01달러 하락한 53.78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영향이 크다. 국가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 이행 여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지만, 국제 유가는 감산 합의 이후 비교적 큰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조선 업계에선 그간 유가와 관련해 ‘50달러 천장론’이 대세였다. 50달러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 이하로 떨어지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도산해 공급이 줄고, 이에 따라 유가는 상승한다. 반면 50달러 선을 넘어서면 셰일가스 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해 유가를 낮추는 하방압력이 시장에 형성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두바이유가 55달러선을 넘어서면서 ‘50달러 천장론’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50달러 선을 넘는 순간 ‘좀비’가 됐던 셰일가스 업체들이 다시 살아 움직인다”며 “두바이유가 55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라 천장론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감산 합의와 이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하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초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오일 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생산설비를 수주한 것도 유가 상승덕분이 컸다. 이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는 하루 원유 11만 배럴과 2500만ft³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오는 3월 삼성중공업이 수주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 이탈리아 ENI사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 역시 유가 상승세를 전망한 선제적 투자 의미가 크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3조원에 이른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2018년부터 원유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공급 부족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14년 이후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회사들의 투자 감소가 지속됐고 이 때문에 생산 부족이 본격화될 시점이 2018년부터란 설명이다.
오일 메이저들의 손익분기점이 하락한 것도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를 전망하는 근거로 곧잘 활용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해양유전 개발 비용이 하락해 투자 매력도가 커졌다며 유가가 55달러만 돼도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국제유가가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해양플랜트 발주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hong@heraldcorp.com
사진설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FPSO선 조감도
사진설명: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시추선
사진설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FS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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