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던 도시들이 일제히 비용 부담을 이유로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다음 대회를 어디서 치를지를 놓고 당초 치열한 6파전이 예상됐지만, 이제 후보지는 단 4곳 뿐이어서 유치 경쟁이 싱거워졌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2일(현지시간)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가장 유력했던 두 도시가 유치 신청을 철회했다”면서 “올림픽 개최의 영광을 가리는 작업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실제 폴란드 크라쿠프 시는 지난달 25일 동계올림픽 유치 관련 주민투표에서 약 70%에 달하는 압도적 반대표를 받아 대회 유치에 나서지 않는다는 뜻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했다.
이는 크라쿠프 시 당국의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와 개최 비용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회 유치를 주도해온 야그나 마크줄라티스-발자크 유치위원장의 남편이 우호적 기사를 써달라는 명목으로 기자들에게 돈을 건네줬다는 사실이 지난 4월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그 여파로 정부의 유치 지원도 줄었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크라쿠프와 함께 유력한 개최지로 꼽혔던 스웨덴 스톡홀름 시는 지난 1월 “올림픽 개최는 매력적 투자가 아니다”라면서 대회 유치 경쟁을 포기한 바 있다.
독일 뮌헨과 스위스 생모리츠-다보스 시도 재정적 이유를 들어 일찌감치 올림픽 유치 의사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현재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도시는 중국 베이징(北京), 카자흐스탄 알마티, 노르웨이 오슬로, 우크라이나 리비프 4곳으로 줄어들었다.
CNN머니는 “우크라이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막 받은데다 정정 불안이 크고, 오슬로는 주민 반대의 벽이 높다”면서 사실상 베이징과 알마티 간 2파전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올림픽 유치를 희망했던 도시들이 줄줄이 발을 빼고 있는 것은 대회 개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경제적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97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캐나다 몬트리올 시는 준비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바람에 총 15억달러에 달하는 빚을 졌다. 이 빚을 갚는 데 무려 30년이 걸려, 2006년에야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
때문에 몬트리올 시민들은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올림픽 야구경기장의 이름 ‘빅오’(Big O)를 발음만 같은 ‘대형 빚’(Big OWE)으로 바꿔부르며 당국의 실패를 비판하고 있다.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러시아도 50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투입, 경제에 큰 부담을 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IOC 집행위원회는 오는 7월 7~9일 스위스 로잔에서 회의를 열고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 도시를 3곳 정도로 압축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내년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IOC 총회에서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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