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전주기 정보 파악 가능한 의료기기표준코드 도입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는 UDI 시스템 이미 실행 -이력 및 유통정보 부족해 회수 및 폐기 등 사후관리 한계 -문제 발생시 피해확산 방지와 신속한 회수 조치 가능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출범 이후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때문에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관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기기 시장의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고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의료기기의 안전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식약처는 “그동안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관리는 사실상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라며“이제 의약품 못지않게 의료기기에 대한 안전관리가 중요해진잔큼 의료기기에 대한 정보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있다”고 밝혔다.

정보 전달 방법 부족했던 의료기기 안전관리=의료기기는 동일한 품목 내에서도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로 매우 세분화돼 있고 그에 따라 허가 내용,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은 제품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육안으로 제품을 정확하게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의료기기 역시 식품이나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허가사항과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외부 포장과 사용설명서에 기재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의 개봉과 함께 이런 정보는 제품으로부터 분리돼 버려지기 일쑤이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식약처와 같은 규제기관이 의료기기의 부작용 보고, 회수 및 시정조치 등의 상황에서 환자, 의료기관과 신속히 소통할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지만 해당 제품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소통할 수 없는 매개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한 UDI 시스템 구축=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식약처가 도입하는 것이 바로 의료기기표준코드(UDI, Unique Device Identification)이다. UDI는 향후 의료기기의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UDI는 의료기기 허가부터 사용까지 전 주기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식약처는 지난 해 말 의료기기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의료기기법을 개정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는 ICT를 활용해 안전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이 제도는 이미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가에서 실행 중인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3년 유통 의료기기 추적관리를 위한 UDI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뒤 2014년 3등급 의료기기를 시작으로 2015년 이식 및 생명유지 의료기기, 2016년 2등급 의료기기를 거쳐 오는 2018년에는 1등급까지 확대하며 2020년까지 모든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UDI를 표시기재 사항으로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유럽 역시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UID 시스템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중국에서는 상하이에서 지난 2009년 의료기기에 UDI를 도입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시스템 도입을 계획 중이다.

UDI, 개별 의료기기의 이름표 역할…실시간 유통과정 추적=UDI가 도입되면 의료기기의 허가부터 유통 사용까지 전 주기 정보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는 통합정보시스템이 구축된다. 의료기기표준코드는 제조ㆍ수입업자가 의료기기를 출고할 때 등록 및 부착하게 되며 이 표준코드를 통해 의료기기의 유통과정이 통합전산시스템을 통해 수집 및 관리된다.

UDI에는 우선 제품단위 식별자 부분에 ▷포장수준 ▷회사코드 ▷제품코드가 표시되며 생산단위 식별자에는 ▷만료일 ▷로트번호 ▷제조일 ▷일련번호 등이 담기게 된다. 한 제품의 의료기기의 모든 정보가 코드 하나에 담기는 셈이다. 그리고 제조자가 이 고유식별코드를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하면 정부는 이를 토대로 의료기기의 전 유통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미 FDA의 경우 GUDID라는 공공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의료기기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두 확인하고 있다. 식약처 역시 미국의 GUDID를 표본삼아 한국 실정에 적합한 공공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식약처는 업계의 수용력과 시스템 구축 기간 등을 고려해 위해도와 시급성이 높은 제품부터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오영진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 서기관은 “오는 2019년 4등급 의료기기를 시작으로 점차 다른 등급의 의료기기에도 표준코드 부착을 적용해 2022년에는 모든 의료기기에 표준코드가 도입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의료기기표준코드는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위해 우려 제품을 신속히 추적해 유통을 차단할 수 있고 위해사고 발생시 신속대응을 통해 추가 피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기업은 제품 수출을 위해 별도의 코드 부착없이 수출이 가능해지고 소비자는 위해가 우려되는 의료기기의 유통이 차단돼 안심하고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체조직관리ㆍ빅데이터 활용 의약품 부작용 분석에도 ICT 활용=식약처가 최신의 ICT를 이용해 안전관리를 하는 분야는 의료기기에 머물지 않는다. 식약처는 지난 2015년부터 체계적인 인체조직 안전관리를 위해 ‘인체조직안전관리통합전산망(HUTIS)’를 구축 완료하고 운영 중이다. 이는 의료기관, 수입업자, 가공처리업자 등 130여개 조직은행이 개별 인체조직마다 고유 정보를 담은 바코드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채취ㆍ가공처리ㆍ보관ㆍ분배ㆍ이식 등 전주기 이력정보를 HUTIS에 입력하면 식약처는 모든 과정을 전산으로 실시간 확인하고 추적하게 있다. 이로써 인체조직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회수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할 수 있다.

식약처는 또한 의료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약품 부작용 분석 체계도 마련했다. 기존의 자발적인 의약품 부작용 보고자료는 부작용의 원인 및 영향 분석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 신뢰성을 높은 안전성 정보를 생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에 식약처는 건보공단과 심평원 간 보험청구자료인 빅데이터를 연계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약품 부작용 현황을 분석, 한국인 특성에 맞는 안전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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