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닭고기에 할당관세 0% 검토중 -중간 유통 '폭리' 잠재우는게 목적 -하지만 국산 닭고기 자급률은 하락할 것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계란에 이어 닭까지…”
중간 유통업자들의 지나친 폭리와 사재기 풍조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수입산 닭에 대한 무관세 수입을 결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닭고기에 부여되던 18~22%의 관세를 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르면 4월 초부터는 수입산 닭고기에 적용되는 관세(18∼22%)가 한시적으로 0%로 적용된다. 정부가 0%의 할당관세(일정기간 동안만 관세를 낮추는 것)를 적용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했기 때문이다. 현재 닭고기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캐나다와 호주, 브라질, 칠레, 태국, 필리핀 등 6곳이다. 이번 관세 인하를 통해서 시중에서 kg당 1750원에 판매되는 브라질산 닭은 1450원으로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21일부터 보유하고 있는 닭고기 2000톤(t)과 한국육계협회 등 민간이 비축한 물량 1만500t을 긴급 방출한다. 국내에서 하루동안 소비되는 닭고기는 390여t수준으로, 이번 정부 방출분은 약 27일동안 국내에서 소비가 가능한 양에 해당한다.
AI가 잠잠해졌음에도 국내산 육계 가격은 현재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9일 기준 육계 산지 출하가격은 1㎏에 2317원으로 한 달 전 가격인 2007원 보다는 15.4%,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73원에 비해선 무려 68.3%나 올랐다.
원인은 중간 유통업자들의 사재기와 폭리취하기로 분석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여파로 사육두수가 8100만마리로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때 7.7%가량 감소(683만마리)했지만, AI발생 이전이던 지난해 9월(7642만마리)보다는 육계 수가 되레 증가했다. 닭고기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의 이번 조치는 중간 유통업자들의 거품을 빼고, 닭고기 가격 인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소비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산 농ㆍ축산물의 수입은 가격안정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AI여파로 계란가격이 폭등했던 지난 1월에도 미국산 계란이 국내에 들어오며 계란 가격이 안정됐다. 최근들어서는 호주ㆍ뉴질랜드ㆍ캐나다산 계란이 수입되며 효과를 보고 있다. 외국산 닭고기가 0%의 관세로 국내에 풀리면 국산 닭고기 가격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국산 농ㆍ축산물의 지위는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우다. 한미FTA이후 수입산 쇠고기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산 소인 한우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은 37.7%(추정치)로 한미FTA발효 시점이던 지난 2012년(48.2%)과 비교해서 턱없이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5만6000t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우 농가의 사육두수도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한우 사육두수는 261만두∼163만두, 사육농가수는 8만호∼8만5000호로 였다. 지난 2015년에는 10만호, 1년만에 한우농가가 2만호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산 농ㆍ축산물의 도입은 결과적으론 관련 농가의 시련으로 이어져왔다”면서 “이번 계란과 육계에 부여되는 할당관세가 일시적인 조치라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간유통업자들의 폭리가 심해질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농가에 큰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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