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활용한 행위를 범죄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법정서 공방이 벌어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블랙리스트는) 정파적 편가르기”라고 주장했다. 블랙리스트 작성은 과거 좌파 단체에 편향된 정부지원을 균형있게 바로잡으려는 정책이었다는 김 전 실장 측 주장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일부 피고인은 좌우 이념대립에 기초한 정책집행이며 과거 정권부터 행해졌다고 주장하지만 과거부터 행해졌다 해서 본건 범행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좌우 이념은 명목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정파적 편가르기에 불과하다”며 “국가 최고 기관에 의해 자행된 일을 명백히 입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상률 전 교문수석은 과거 자신의 저서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약소국의 비장한 무기’라고 규재했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점을 짚었다. 특검팀은 “북핵이 약소국의 비장의 무기라고 표현했던 김상률이 차은택의 추천으로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된 현실은 이념 운운이 허울에 불과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 측은 “김 전 실장의 행위가 ‘좌우 이념대립에 기초한 정책집행’이면 범죄가 되지 않고 ‘정파적 편가르기’에 해당하면 범죄가 된다는 특별검사의 논리는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검사는 사실이 아닌 의견을 근거로 김 전 실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원배제대상의 일부에 문재인, 박원순 지지자가 있다고 해 ‘정파’라는 개념으로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김 전 실장 측은 또 “문체부 산하 위원회에 대한 지도나 의견 전달이 직권남용이 된다면 각 학교의 자율적인 국정 역사 교과서 채택에 관해 교육감들이 제재 등 의사를 표명하는 것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 측은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의견을 모아 김 전 실장을 범죄자로 기소한 것”이라며 “이는 ‘특별검사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하며 독립해 그 직무를 수행한다’는 특검법 제 5조를 위반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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