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연임건에 최대주주이자 고객인 효성, 코오롱 반대 -전체 주식 70% 이상은 소액주주...24일 주총에서 표 대결 치열할 듯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대주주와 전문 경영진의 표 대결이 시작됐다. 어느 누구도 과반수가 넘는 우군 확보를 자신하지 못한 가운데, 주주총회 현장에서 승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국내 유일 나일론 원료기업인 카프로는 24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박승언 현 사장의 재선임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기업의 턴어라운드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흑자 경영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회사의 지분 11.65%와 10.88%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인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박 사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24일 주총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박 사장 취임 후 3000억원 가량 쌓인 누적 적자를 문제삼은 것이다.

효성 측은 “지난 3분기부터 경영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석탄가 인상과 환경규제에 따른 단기적 요인에 의한 것일 뿐,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며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재선임건에 반대 의사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최대 주주이자 회사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고객이 공개적으로 사장 교체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대 주주이자, 역시 매출의 12%를 책임지고 있는 코오롱 측도 효성과 뜻을 같이했다.

현 경영진의 평가는 달랐다. 실적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주의 입맛에 맞는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고, 경영 공백이 발생한다면 회사와 주주 모두 손해라는 것이다.

회사측은 “수년간 경영개선 노력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경영공백’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일부 특정 주주에 의해 경영권이 좌우될 수 없고, 그로 인한 경영공백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박 사장의 교체를 원하는 쪽, 또 유임을 지지하는 쪽 어디도 확실한 우세를 장담할 수 없는 지배구조다. 국내 나일론 생산 업체인 효성과 코오롱은 정부 주도로 1960년대 카프로를 합작해 만들고 공동 경영했지만, 이후 지분을 점점 줄여 지금은 10% 초반대만 유지하고 있다. 박 사장도 마찬가지다. 카프로에서 17년간 몸 담은 박 사장은 과감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노조 설득에 성공하면서 회사 내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보했지만, 정작 개인 지분은 1%에도 못미친다. 전체 주식의 77%는 그 뜻을 알 수 없는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이다.

이와 관련 효성 측은 기관들을 중심으로 뜻을 같이하는 표를 모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대 주주이자 최대 고객인 효성과 코오롱의 이해관계에 맞는 새 경영진의 등장이 장단기적으로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카프로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 경쟁 제품보다 떨어짐에도, 그동안 카프로 제품을 우선 사용해왔정던 효성과 코오롱의 경영 정상화 의지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현 경영진은 지난 3년간 구조조정 성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소액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특히 효성과 코오롱이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카프로 지분을 줄여가는 과정에서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본 소액주주들의 지지세가 강하다.

업계에서는 주총 현장에서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투자자들조차 대부분 1% 미만의 지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소액주주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 모두 주주명부에 올라온 주주들을 상대로 1대1 접촉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표심을 모으고 있지만, 워낙 소액주주가 많아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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