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다음달 9일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가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호남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영남권에서 전략적 투표가 이뤄져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전략적 투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우선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와 지지율이 양분된 호남에서 전략적 투표를 기대해야 한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전통적으로 호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당선에 기대를 걸 수 있다. 갈 곳을 잃은 보수층이 안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는 반드시 호남에서 안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남에서 잃은 표를 호남에서 만회해야 한다는 얘기다.
3월 넷째주와 4월 첫째주 한국갤럽 ‘호남권’ 여론조사 결과(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비교해보면 문 후보는 33%→52%, 안 후보는 17%→38%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했다. 문 후보가 과반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안 후보의 상승세로 볼 때 ‘전세 역전’은 시간 문제다.
호남 민심의 전략적 투표는 야권 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는 특징이 있다. 문 후보 측은 호남권 과반 지지율이 무너지지 않고 전국 지지율 1위를 수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호남에서는 누가 더 당선 가능성이 높은가로 결론이 난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될 사람 쪽으로 밀자’는 게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후보는 김대중ㆍ노무현의 적통을 잇는 '진짜 정권교체'로 대세론을 강조할 방침이다.
안 후보는 영남권, 특히 대구ㆍ경북(TK)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를 기대해야 한다. 유력한 보수진영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유독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한 TK에서 ‘대안 후보’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등한 지지율도 이를 반영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를 선택한 보수층은 3월 넷째주 7%에서 4월 첫째주 42%로 무려 6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도층도 11%에서 39%로 3배 이상 뛰었다. 반면 문 후보는 보수층 17%→17%로 변화가 없고, 중도층 28%→38%로 소폭 올랐다. 지지율이 미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어 사표(死票)가 되느니 차라리 안 후보를 찍겠다는 ‘반문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입장에서도 영남의 지원을 받아야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까지 접근한 만큼 반문 정서가 높은 지역에서 몰표를 받을 경우 확실한 양자구도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다만 보수층의 얕은 충성도와 진보 유권자의 이탈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것과 실제로 투표장에 나오는 것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좋아하는 후보를 찍기 위해선 기꺼이 투표장에 나올 수 있지만, 싫어하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은 동기 유발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아울러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것 자체가 진보 유권자의 반감을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따라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패권 정치로 규정, ‘자강 안보’와 ‘패권 청산’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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