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규제 ‘융단폭격’ 안돼 공공공사비 최소 10% 올려야 종합ㆍ전문건설 업역제한 완화 정부주도 경쟁력 진단 회의적

■대담=홍길용 금융재테크섹션 에디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청와대로 달려가 건설업계의 어려운 점들을 얘기하겠다”며 “‘막연하게 우리가 어려우니 도와주십시오’라고 하는 게 아닌 기업들 수익성 같은 숫자를 조사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겠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비현실적인 공공 공사비를 지적하며 “가렴주구다”, 금융당국이 집단대출을 옥죄는 걸 두곤 “마구잡이로 융단폭격 하듯 해선 안 된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지난달 초 취임한 그는 “요새 제일 기다리는 전화가 (제가 대표로 있는 신한건설에서) ‘낙찰했습니다’라는 소식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경영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의 계절, 변화의 시기. 유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건설협회는 이번 주부터 ▷적정공사비 확보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필요성 ▷주택분야 집단대출 완화 ▷4차산업과 건설산업 연계 발전 방안 ▷노후 인프라 개선 공사 등 크게 5가지로 정리한 ‘건설분야 정책 자료집’을 대선 후보 캠프ㆍ각 당 정책위원장 등에 전달한다. 다음은 유주현 회장과 일문일답.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종합건설회사와 전문건설회사로 업역을 나눠놓고 있는 제한을 철폐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종합건설회사와 전문건설회사로 업역을 나눠놓고 있는 제한을 철폐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만나는 건설업계 분들마다 집단대출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집단대출을 투기와 연결짓는다는 인상도 있는데

▶투기라기보다 가계대출이 1300조원을 넘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집단대출을 막는다. 그렇다고 해도 무조건 막는 건 잘못된 것 아닌가. 집단대출을 한 건 어쨌든 집 담보가 있는 것이다. 대출을 막아버리면 분양받은 분들도 그렇고 건설사도 타격을 받는다. 지난 3~4년간 우리 건설이 그래도 유지해 온 게 주택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경영개선이 어렵다. 대형사들은 신규물량보다 도시재생을 많이 한다. 도시재생은 국가적으로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쪽만이라도 숨통을 틔워놔야 한다. 신규물량도 수준을 조정해 해주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집단대출 규제를 마구잡이로 원자폭탄 터뜨리는 것처럼 하면 안 된다.

-전세계적으로 경기회복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아니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다. 공공개발이 고용확대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해묵은 문제가 무조건 싸게 발주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거다. 뭐가 남아야 기술개발도 하고, 고용도 하고, 소비도 하는데 그게 되질 않는다. 가렴주구가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거다. 공공공사는 최소한 10% 정도는 올려야(종합심사낙찰제ㆍ적격심사낙찰제 모두 현행 대비 낙찰률 10% 상향을 협회는 개선방안으로 내놓고 있음) 조금 남는 게 있다. 대형업체도 공공공사는 잘 안 하려고 한다. 공공 쪽 비중이 10%도 안 된다. 요즘 몇몇 대형업체 CEO들을 만나 “큰 업체가 목소리를 내줘야 같이 산다”고 당부했다.

-업계도 대형사는 더 대형화하고, 중소업체는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건설단체는 분야ㆍ규모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종합건설업이 전문건설업(전기ㆍ정보통신ㆍ소방 등)과 많이 부딪힌다. 적정공사비를 제대로 못받기 때문에 원도급자가 하도급을 주는 데 제값을 못 준다. 당연히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건설 관련 공사는 업종별 분리발주가 의무화돼 있는데) 각 분야별로 다 분리발주를 하겠다고 하면 종합건설은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업역 제한을 폐지 내지 완화해야 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 선에서 업역 제한을 완화할 건지 연구를 해 그 수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사회적으로 양극화다. 서울ㆍ수도권 건설업체는 사정이 나은데, 지방업체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물량이 늘어나질 않으니까 어렵다. 아마 작년 실적을 신고하지 못한 업체도 상당수일 거다. 실적이 없는 회사가 많다. 사실 업역 제한을 폐지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도급이라도 하게 해 이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전문건설도 그렇고 종합건설도 그렇다. 일본은 4~5단계까지 중층하도급을 인정한다. 우린 재하도급하는 것만도 불법이다.

-대형사들이 할 부분도 있지만, 중견ㆍ중소업체가 해야 할 인프라 건설이 많다고 본다

▶노후 인프라 개선 공사라고 해서 협회에서도 연구를 하고 있다. 중소업체가 할 수 있는 동네 생활밀착형 SOC 같은 거다. 상하수도ㆍ전선ㆍ전화선이 함께 들어가는 공동구가 대표적이다. 다행히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적극적으로 법제화하려고 한다.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아 연구보고서도 몇 달 뒤 낼 예정이다.

-건설업이 국가경제 기여도가 큰데, 업계가 힘들다고 하면 앓는 소리한다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극복할 수 있는 복안은

▶백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막연히 도와달라는 것보단 설득력 있는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들 만날 때도 지금은 인사 차원이지만, 다음엔 자료를 갖고 가서 말씀드리려고 한다. 영업이익률이 과거 5~6%됐던 게 지금 1%도 안되는 상황이다. 숨겨진 숫자까지 합하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

-정부가 올해 건설산업 경쟁력 진단을 한다고 계획을 세운 걸로 안다. 필요하다고 보는지

▶현재로선 문제가 있는 회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구조조정을 할 시기가 아닌 거 같다. 몇 번 보고를 받았는데 심각하게 어려운 업체가 있거나, 그런 징후가 있다면 고려해 볼 만한데 재무건전성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걸로 판단한다. (경쟁력 진단을)하라고 하면 하겠지만, 별로 실익은 없지 않나 판단한다.

정리=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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