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일시적립 부담 탓 하나금융 적자전환될 수도 ‘불확실성‘ 제거효과 더 커 은행들 내부적으로 선호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국내 은행권이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변수 때문에 순익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대우조선이 법정관리일종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으로 갈 경우 대규모의 충당금 적립으로 적자를 감수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올 은행권 이익전망이 밝은 만큼 2분 이후에는 빠르게 대우조선 손실분을 만회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은 오는 19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20일 신한금융과 KB금융, 21일 하나금융 등 일제히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은행권의 순익은 총 2조1621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2379억원)보다 3.5%가량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법인세 환급 등 일회성 수익 요인이 있었던 점과 올 1분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액이 줄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지주가 1분기 6790억원의 순익을 거둬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KB금융이 6173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뒤쫓는 것으로 예상됐다.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양사 간 순익 격차가 1000억원 이내로 줄었다.
민영화 첫해를 맞은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1% 늘어난 4511억원의 순이익으로 약진을 계속할 전망이다. 반면 하나금융은 대우조선해양 충당금을 일부 적립하면서 1분기 순익이 전년보다 7.7% 줄어든 41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우조선 변수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사실상 P플랜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가면 시중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충당금이 조건부 자율협약에 비해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시중은행 중 대우조선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가장 많은 하나금융은 4989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건부 자율협약(3427억원)에 비해 150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1분기에 대우조선 리스크를 모두 털고 간다면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익스포저가 많은 KB금융은 863억원에서 2750억원으로 3배가량 많아진다. 따라서 1분기에 이를 반영하면 순이익이 3분의 1정도 줄어들게 된다. 이미 충당금을 많이 쌓은 우리은행은 19억원에서 429억원으로 400억원 이상 늘어나고, 자율협약시 충당금 적립이 필요없었던 신한지주는 P플랜 가동시 1270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아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가게 되면 은행권이 추가 적립금을 1분기에 바로 털어내든 아니면 2분기에 반영하든 단기적으로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대우조선 회생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3년간 익스포져를 가져가느니 수익성이 양호한 지금 최대한 충당금을 쌓고 인연을 끊는 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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