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완구’ 캐릭터 1인자 실종 -반면 여아완구 매출은 점점 늘어 -온라인선 RC카ㆍ전동바이크 인기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꼭 터닝메카드여야 한대요. 그것 말고도 다른 좋은 선물 많은데 왜 하나만 고집하는 지 모르겠어요.”

7살 난 아들을 둔 직장인 박모(39) 씨는 지난 2015년 5월 생전 처음으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전 대기줄을 서야 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백화점에서 옷과 신발을 사 선물로 준비해뒀었는데 이를 미리 안 아들이 자신이 원하는 선물이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운 것. 박 씨는 어쩔 수 없이 다음날 아침 일찍 급하게 근처 대형마트를 들렀다. 이미 수십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모두 터닝메카드를 사러 온 부모들이었다. 대형마트 직원은 “물량이 한정돼 있어 번호표를 받으신 분들만 살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가까스로 번호표를 받은 박 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결국 아들에게 원하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었다.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벌써부터 어린이날 선물 시장이 뜨겁다. 특히 어린이날이 낀 다음달 초엔 연휴와 함께 대통령 선거기간까지 겹치면서 선물 시장의 매출은 이달에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유통업계에서 ‘남아완구’는 매년 4월과 5월의 매출을 이끄는 주력 상품군이다. 이마트의 전체 완구 매출에서 여아용 제품비중은 2015년 기준 16.6%였던 반면 남아용은 33.7%로 두 배 이상이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4월 ‘여아완구’가 전체매출의 17.8%를 차지한 반면 ‘남아완구’는 32.8%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완구 부문 관계자는 “남아완구의 경우 개당 가격도 높고 수량도 훨씬 많이 나가서 매년 4월과 5월의 매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린이날 선물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어린이날과 달리 올해는 남자 어린이 선물 시장에 절대강자가 사라졌다는 게 업계 측 얘기다. 지난해 어린이날 남아완구 시장의 강자는 헬로카봇, 터닝메카드였다. 많은 부모들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해당 제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섰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마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터닝메카드가 포함된 남아완구 부문의 매출신장률은 전년대비 4% 감소했다. 반면 여아완구 부문은 24%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4월 남아완구 부문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9% 줄어든 데 비해 여아완구는 52.7% 증가했다.

유통업계 완구 관계자는 “터닝메카드 인기는 여전히 많지만 예전만 못하다”며 “보통 어린이들 사이에 터닝메카드, 또봇 등 절대적으로 인기많은 캐릭터들 하나씩 있는데 올해는 없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 등의 온라인 방송 인기와 함께 파워레인저나 터닝메카드 등을 잇는 특별한 남아완구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없었던 것이 남아완구의 매출 하락세의 원인”이라고 했다.

온라인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마켓의 자료 분석 결과 가장 인기가 많았던 제품은 카봇이었지만 또봇과 터닝메카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온라인시장에선 자동차완구, RC카, 전동바이크 등 캐릭터상품이 아닌 완구들의 인기가 높았다.

지마켓 관계자는 “올해 어린이날을 앞두고 남아완구의 경우 특정 브랜드에 집중되지 않고, 레고나 보드게임, 자석블럭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판매가 분산되는 분위기”라며 “이는 인기 브랜드사에서 다양한 완구 신제품을 골고루 출시했기 때문에 특정 제품에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