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ㆍ기업지원 등 도맡으며 연체율ㆍ부실비율 부담 커져 1분기 순익 만큼 충당금 쌓아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시중은행이 여신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조이자 서민이나 중소기업 등 대출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들이 기업은행이나 농협 등 특수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조선, 해운 등 부실 대기업 여신으로 몸살을 앓았던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처럼 이들 은행도 공적기능 부담으로 연체율 관리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농협과 기은도 그 행렬에 일단은 동참했다. 농협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2216억원을 달성하며 지난 2012년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최대 분기 순익을 달성했다. 기업은행도 같은 기간 4035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5년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녹록지 않다. 주고객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농민이나 중소기업이다 보니 악화된 경기상황과 맞물려 건전성이 경쟁 은행들에 비해 나쁘다. 특히 요즘처럼 돈 빌리기 어려울 때는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면 농협이나 기은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67%였다. 전 분기(0.59%)보다 0.0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은행의 평균 연체율(0.51%)임을 고려하면 0.16%포인트나 높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1.35%로 높은 편이다. 물론 지난해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8%포인트 낮아졌지만, 타사와 비교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와 KB금융의 NPL비율은 각각 0.76%와 0.88%로 1% 이하였다.
기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은의 1분기 연체율은 0.56%로, 전분기(0.46%)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은행 전체 평균보다도 0.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NPL 비율도 1.48%로, 전분기(1.36%)보다 0.12%포인트나 상승했다. 1% 이하로 관리되는 시중은행들보다 0.5~0.6%포인트가량 웃돈다.
건전성이 악화되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많아진다. 농협의 경우 올 1분기 순익과 비슷한 2174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쌓았다. 여기에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액까지 고려하면 실제 농협이 거둔 순익은 5000억원에 육박한다. 기은 역시 충당금 적립 전 순익이 8894억원을 기록했지만, 4000억원대의 충당금 탓에 순익이 4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대출을 지원하는 설립 목적에 따라 올 1분기에만 중소기업 대출을 3조원 가량 늘렸다”며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안 돼 기업은행을 찾는 기업 고객을 돌려보낼 수 없어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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