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8월 간호사 김모(39ㆍ여) 씨는 근무 도중 동료 간호사가 보낸 메시지를 받았다. 동료는 ‘아, 그때 그분’ 이라며 환자 A씨를 언급했다. A씨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병원에서 진료시간을 당겨달라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 환자였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병원을 찾아 빨리 진료를 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의 진료 시각은 오전 11시 15분으로 예약돼있었다. 그러나 다른 환자들의 진료도 밀려있는 상황이었다. 진료를 당기기는커녕 본래 예약 시간보다 훨씬 늦은 오후 12시 45분께 진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자 A씨는 진료실 출입문 앞에서 팔짱을 끼고 김 씨를 독촉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진료 순위를 앞당겼다. A씨는 예정대로 오전 11시 15분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진료실에 들어가서도 의사에게 ‘김 씨 잘못으로 진료가 늦어졌다’며 항의했다.
동료의 메시지를 받자 김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즉각 ‘알아 그 미친X’라며 욕설이 섞인 답장을 보냈다.
문제는 A씨가 이 채팅창 내용을 우연히 보면서 불거졌다. A씨는 동료 간호사의 등 뒤에서 진료를 받고 있었다. 채팅창의 내용을 확인한 A씨는 김 씨를 모욕 혐의로 형사고소했고, 김 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모욕죄는 불특정 혹은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을 때만 성립한다고 전제했다.
동시에 이 사건에서 “(욕설 메시지를 받은) 동료 간호사가 글 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 씨와 동료 간호사가 일대일 채팅창에서 이야기를 나눈 점, 동료 간호사가 다른 사람에게 글 내용을 전파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점, A씨가 우연히 진료 중에 대화창 내용을 보게 된 점을 재판부는 고려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박강민 판사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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