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연평균 35조6000억원이 필요다. 관건은 재정 조달방법이다. 여론만 살피다 재정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증세없는 복지’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나라 빚만 늘리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35조6000억원, 5년간 178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재정계획수립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공약 실행방안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 작업에도 착수했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재정계획수립 TF는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공약을 실현하는데 얼마가 들어가는지, 이를 어떤 방식을통해 마련할지 해법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당 대선공약집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재정지출 절감 등 재정개혁을 통해 연평균 22조4000억원(5년간 112조원)의 재원을, 소득세 및 법인세 강화 등 세법개정과 탈루세금 환수, 세외수입 확대 등 세입개혁을 통해 연평균 13조2000억원(5년간 66조원)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공약일 뿐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조정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최근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공약 201개를 100개로 통합·분류해 ‘국정 5개년 계획’에 넣겠다고 했다.
어떤 공약이 우선적으로 반영되느냐에 따라 소요재원 규모가 달라진다. 분명한 것은 이미 문 대통령이 지시한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과 관련해서도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조달 계획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우선 세출 구조조정과 세원 확대가 지름길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 꼭 필요한 곳으로 재원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예산편성 추가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하면서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량지출을 10% 구조조정하고, 의무지출 절감 방안도 마련하도록 했다.
이른바 ‘넓은 세원’을 구현하기 위해 숨은 지하경제를 감시하고 고소득자·대기업 중심의 비과세·감면을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124조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8%에 달했다.
또 비과세·감면도 좋은 소재다. 앞서 정부는 ‘2017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서 무분별한 조세지출 신설로 세법이 누더기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자리 창출, 서민 지원 등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만 이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재원이 부족할 경우 마지막 단계로 법인세 세율 인상 등 증세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각종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복지 수요를 감당하는 ‘증세없는 복지’를 주장했지만 ‘복지없는 증세’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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