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늘고 차입투자 일반화 당시엔 부동산 상승 불가피 무리한 규제로 시장 혼란만 경제환경ㆍ서민배려 교훈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참여정부 당시 집값에 대한 트라우마가 과도한 규제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

참여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곳곳에서 참여정부의 그림자가 엿보여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인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공적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복지에 쏠린 무게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토대로 투기수요 차단에 목적을 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카드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토대로 투기수요 차단에 목적을 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카드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피할 수 없었던 ‘과열’=1997년 외환위기로 부동산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전셋값은 급락했고 주택 소유주들은 입주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으로 이어졌다. 신용경색과 중도금 연체 증가로 건설사들의 파산도 이어졌다.

주택시장은 1999년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강남권은 2001년부터 집값이 급상승했다. 참여정부 초반 거품논쟁이 일어난 이유다. 저금리와 팽창한 유동성은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공급은 충분했지만 투기적 가수요가 과열을 이끌었다. 2005년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투기세력’에 해당하는 다주택 보유자들의 매입이 강남권 거래 비중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자산가들의 움직임이 컸다. 참여정부는 2005년 8ㆍ31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2006년부터 중과세한다.

그런데 정부의 개입은 시장안정화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수요를 자극했다. 규제를 하던 하지 않던 부동산 쏠림 현상은 당시 경제상황에서 ‘대세’였던 셈이다.

누르면 된다? 더 오른다!=참여정부 임기 5년(2003년 2월~2008년 1월)간 전국의 아파트값은 63.72% 상승했다. 분당은 78.44%, 강남구는 71.05%, 용인시는 68.17%가 올랐다. 상승세는 아파트에만 그치지 않았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첫발을 뗀 재건축과 주상복합에도 수요가 몰렸고, 광풍이 됐다.

정부는 재건축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과 투기과열지구 확대 카드를 들었다. 하지만 안정을 찾는 듯했던 시장은 분당ㆍ용인으로 수요가 옮겨지면서 다시 과열됐다.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와 양도소득세 실거래 과세 등을 담은 8ㆍ31대책의 효과도 잠시였다. 규제 발표와 시행 사이의 틈이 ‘마지막’이라는 인식에 실수요자까지 가세하면서 집값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시장전망, 소득추이 감안해야=참여정부 초기 2003년 464조7120억원에 머물렀던 가계부채는 2008년 602조1332억원으로 급증했다. 은마아파트 38평형은 이 기간 매매가격이 3억2000만원에서 10억5000만원으로 치솟았다.가계 순저축률은 2003년 4.8%에서 2004년 8.2%로 급증한 이후 2008년 2.6%로 추락했다.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택구입을 막기 위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ㆍ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도입됐지만, 가파른 담보물 가격상승과 소득증대 등으로 효과가 반감됐다. LTVㆍDTI 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과 소득정체가 나타난 이후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결국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와 소득증대에 따른 구매력 및 차입여력 확대 등이 참여정부 부동산 급등의 배경이었던 셈이다. 반면 최근 자산가격 상승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고, 가계소득은 제자리 걸음이다. 무리한 대출규제를 강행할 경우 서민들의 내집마련 기회만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