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인식에 따른 환매 행렬 원인

기관 가세하면 주가지수 레벨업 가능

[헤럴드경제]코스피가 2400선을 눈앞에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그간 최고가 행진에 소외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 행렬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지금은 펀드 환매 행렬 때문에 매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증시의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확인하면 기관투자가들도 주식 매수에 가담하면서 주가지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랠리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루어졌다. 올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8조3000억원(5일 기준)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5조6300억원, 개인투자자는 5조52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즉 외국인이 8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11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코스피의 추가 상승도 기관들이 발목을 잡아 어려운 형국도 연출됐다. 지난 5일 코스피가 장중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지만, 장 마감 직전 전날보다 3.10포인트(0.13%) 내린 2368.62에 마친 것도 기관의 매도세 때문이었다. 이날 기관은 34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코스피가 고공 행진을 하자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지속하고 있다”며 “펀드 수급 기반이 약화했기 때문에 코스피가 정체양상을 보이고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관이 상승 랠리에서도 매도세를 보이는 것은 펀드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고점이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펀드 환매 행렬이 이어지며 기관의 매수 기반 역시 약해졌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일 현재 6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지금은 매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증시의 대세 상승 추세가 견고해지면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매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단기예금 등 시중 부동자금은 이미 지난해 말 1000조원을 넘어섰고, 증시 주변 부동자금 역시 최근 300조원 안팎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전 세계 전반적으로 주식 등 자산가격이 많이 오르는 데다 수출 경기 호조 속에 지배구조 개편,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 투자심리도 긍정적”이라며 “펀드 투자자들은 시장에 후행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기관들이 순매수로 돌아선다면 코스피 상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기관의 큰 손인 연기금의 대기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증시의 수급이 좋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기금은 최근 5년간 연평균 6조4000억원씩 총 35조원 이상 순매수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순매수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불과해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우호적인 펀더멘털과 새 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의 우상향 움직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시중 부동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라며 “증시가 계속 오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국내 기관들도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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