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TA특위 연기요청’ 협정문 절차 명분삼아 거절할 수 있어 -지연가능성만 놓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정부조직법 개편 시급…‘대행’체제로 교섭할 수도 있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 무역대표부(USTR)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요구에 청와대는 특별공동위원회 개최시기 연기를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뒤통수 외교’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사안의 시급성과 협정문의 명문화된 절차를 문제삼아 특위 연기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미국 통상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는 14일 “FTA 특별 공동위원회는 특수한 수요에 따라 요청하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정부조직법과 카운터파트 문제로 특위 연기를 요청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사안의 시급성과 협정문 절차를 명분으로 거절하면 그만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치사정을 배려하지 않은 채 특위를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FTA협정문 22.2조 1~4항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22.2조 1항에 따르면 공동위원회는 대한민국의 통상교섭본부장과 미합중국 무역대표 또는 그들이 지명한 자가 공동의장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행체제’가 가능하다. 실제로 USTR 측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형환 산자부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가 정부조직법 개편과 카운터파트 임명을 완료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위 연기요청은 ‘협정문의 충실한 이행’을 명분으로도 거부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FTA 당사자 한쪽에서 특위를 요청하면 상대방은 30일 이내에 공동위 개최에 응해야 한다. 카운터 파트가 없다고 해도 22.2조 1항과 2항을 근거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다. 양 당사국의 ‘컨센서스’(동의)를 필요로 하는 것은 특위 소집 후 내려지는 결정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상 컨트롤타워는 부재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통상본부장 자리는 비어 있고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통상 경험이 부재한 데다 임명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FTA 특위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아도 한미 FTA에 대한 의제교환 자체를 카운터파트가 없는 상황에서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 소식통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발언과 달리 USTR 보도자료는 트럼프 정부의 입장을 정제된 법률용어로 표현했다”며 “이는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협정문에 맞게 조율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공동위원회 소집 연기요청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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