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학의 정치로 본 氣싸움
트럼프-김정은 위협전 격화일로 美 ‘예방적 타격’에 北 ‘전면전쟁’ 역내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협상의 달인(트럼프)과 벼랑끝 전술의 끝판왕(북한) 간 위협전(戰)이 격화하고 있다. 과격한 수사로 상대방의 기를 제압하는거나 협상력 높이기를 좋아하는 북한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싸움’이 한반도의 긴장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수 있다며 고강경 대(對)북한 메세지를 전하자 북한은 9일 즉각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그동안 트럼프 정부는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식의 협박이나 ‘군사행동’ 가능성을 암시하는 수준에서 북한의 자극적인 수사에 대응해왔다. 북한은 대북제재 및 대북압박에 대해 ‘불바다’, ‘정의의 행동’ 이라는 수사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 북한은 ‘괌 폭격’과 ‘서울 불바다’ 등의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기싸움을 벌였다.
북한군 전략군은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2형’으로 미국의 태평양군사기지가 있는 괌을 포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이날 별도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예방적 전쟁’에 반발, ‘전면전쟁’이라는 표현으로 위협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고 강조했다.
두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겨냥해 발표됐다. 앞서 맥매스터 보좌관은 지난 주말 여러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preventive war,豫防戰爭)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가 중 기자들에게 “북한은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미치광이’라는 등 과격한수사를 즐겨사용했지만, 전쟁을 직접적으로 암시하는 과격한 수사를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보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식 불바다’ 수사를 써서 새 정부의 대북정책 성과를 어필하고 북한에 강력히 경고한 것이다.
한편, 북미 ‘수사싸움’과 함께 한반도 군비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총 6 차례의 도발을 위협수위를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ICBM급 ‘화성-14형’을 2차례 시험발사했다. 미국은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를 한 달에 한번꼴로 급파하거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을 보내는 등 강경대응해왔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사드 잔여발사대 4기를 임시배치하고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미사일 대응훈련을 지시하며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사일 탄두중량을 증대하기 위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협상과 핵추진 잠수함 구축을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 현재 미측은 미사일지침 개정여부를 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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