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인건비 부담으로 행사 없앨듯 -백화점 특선코너도 대부분 사라질 듯 -“백화점-납품업체 둘다 이득없는 장사”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체 종업원 인건비를 대형유통업체가 의무적으로 분담하는 내용의 방안을 내놓으면서 유통 현장에선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납품업체가 입점해 사실상 임대업에 가까운 백화점업계 현장의 풍경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정위는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백화점 판촉행사에 납품업체 직원이 일할 경우 유통ㆍ납품업체 간 이익 비율 만큼 인건비를 나누고, 이익 비율을 추리기 어려운 경우엔 절반씩 분담하는 내용의 개선책을 내놨다. 공정위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한 뒤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해당 내용에 대해 “인건비 전가와 같은 비정상적 거래로부터 납품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규모 유통업체가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사용’에 적발될 경우 납품 업체의 피해에 대해 3배의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해 백화점 업계는 향후 변화에 대응책을 세우면서도 경쟁력 위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백화점 자체의 생존 경쟁력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우선 매장 직원의 대부분을 판촉 직원에 의지하는 백화점 업계 특성상 인건비의 대폭 상승이 불가피하다. 백화점 행사의 경우 납품업체가 신제품 출시나 재고 처리 등을 목적으로 유통업체 측에 먼저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행사에 드는 인건비는 납품업체가 주로 부담해왔다. 하지만 백화점 내 시식ㆍ특판행사에 고용되는 납품업체의 종업원과 납품업체가 보낸 파견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유통업체가 부담하게 된다면 백화점 측에선 인건비 상승 부담을 이유로 행사 규모와 빈도수를 줄일 수 밖에 없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행사 판매 매장을 운영하면 재고 처리에도 용이하고 매출도 늘기 때문에 납품업체에서 더욱 하고 싶어하는 행사”라며 “그런데 행사에 고용된 이벤트 요원들에 대해 본사 측이 인건비를 부담하면 예전만큼 적극적으로 행사를 열 수 없게 돼 납품업체, 본사 모두 이득을 보는 쪽이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백화점 특선 코너들은 이번 규제를 통해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통업체들은 지금까지 상당수 특선 코너들에 대한 납품을 받을 당시 납품 업체에 후불 조건으로 매장을 우선 열고 상품을 판매해왔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불공정행위로 보고 있다. 상품판매시 선물건 공급, 후지불을 원천 금지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상품들을 후불 조건으로 진열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었던 기존 특선 매장들에 대한 유통업체의 부담이 증가돼 특선 매장의 빈도수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기 행사이벤트에 투입되는 전문인력의 경우, 높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유통업체 입장에선 더욱 소극적으로 행사를 주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유통업체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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