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부정 의견에도 박근혜 출당 밀어붙이기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애초 ‘전권’을 쥐겠다고 하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두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범 전부터 류석춘 혁신위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시체에 칼 대는 일’이라며 난색을 보였지만, 당 대표가 언급하자 ‘논의한다’로 방향을 틀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4일 천안에서 열린 연석회의 개회식이 끝나고 기자와 만나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혁신위에서 혁신안이 종합적으로 올라왔을 때, 말하겠다”고 했다. 혁신위가 출당 문제의 주체라는 인식이다.

류 위원장도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전권을 편하게 휘두르라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하다. (과거와 같이)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과거란 지난 2006년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시절이다. 류 위원장은 “그때도 지금과 같이 중요한 자리였지만, 실질적인 권한이 약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당내 관계자의 인식은 다르다. 결국, 홍 대표가 내세운 지침대로 혁신위가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혁신위가 사람을 어떻게 자르라고 결정하느냐”며 “못 한다. 혁신위 역할은 보수의 가치 재정립을 정리하고 방향을 잡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홍 대표가 이거(출당 문제를) 말하고 있으니, 혁신위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고 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류 위원장의 입장은 홍 대표가 해당 문제를 언급하면서 출당 쪽으로 기울었다. ‘시체에 칼대는 일’에서 ‘아직 언급할 일 아니다(4일)’로 바뀌었고, ‘논의하겠다(23일)’로 변했다. 홍 대표가 16일 대구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운영한 벌을 받고 있다. 앞으로 출당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언급 한 직후다.

일각에서는 결국 이번 혁신위도 말뿐이고, 출당 문제 등 주요 사안은 홍 대표 의중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고 있다. 이에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통화에서 “다양한 의견은 있을 수 있다”며 “일일이 답변하면 끝이 없다”고 했다. 대표가 언급함에 출당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류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문제와 관련 시체 언급을 한 일은 혁신위 구성 전이다”며 “혁신위는 위원장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