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주금납입합의·증자 가속도 대주주 한국금융 뭘해도 유리

케이뱅크 주주설득에 난항 우리은행는 ‘신중 모드’ 주주들의 숫자 차이도 커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증자를 두고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속도를 내는 반면 케이뱅크는 주주 설득에 난항이다. 주주 구성의 차이가 증자 속도의 격차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인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늘린다. 주요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카카오 등 주주들의 주금납입에 이미 합의했다. 증자가 이뤄지면 대출 여력이 늘어나 영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2500억원의 자본금을 3500억원으로 늘리는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주주들의 증자 참여 의사가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주주인 우리은행(지분율 10%)과 NH투자증권(8.6%)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참여를 결의할 예정이다.

카뱅의 증자가 상대적으로 쉬운 것은 주주가 9개사로 적은데다 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58%)가 금융주력자여서다. 증자를 합의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실권주가 생기더라도 한투가 인수하는데 현행법상 무리가 없다.

한투 입장에서도 지분율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 한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의결권을 가진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있는 재벌이자 비은행회사다. 평소 은행업 진출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분 확대를 통해 카뱅에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 한투의 경영 전략상 필요할 수 있다. 한투는 은산분리 완화법 개정이나 제정이 이뤄지면 보유지분을 카카오에 매각해 1대주주 지위을 넘기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굳이 최대주주가 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도 카카오와 맺은 옵션계약에 따라 지분을 팔 수 있어 증자에 망설일 이유가 없다.

반면 케뱅은 주주사가 무려 19개사다. 특히 4% 미만의 지분을 보유한 기타 주주들의 경우 케뱅의 유증 참여가 경영 건전성을 헤칠 정도로 소규모 업체인 곳이 많다.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3대 주주를 제외한 16개 주주사는 유증에 참여할 경우 5억원에서 80억원을 내야 한다.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주주가 마땅치 않다. 은산분리 규정상 실권주 인수가 가능한 주주는 금융주력자인 우리은행이 유일한데, 우리은행은 “지분율대로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케뱅이 경쟁력을 높일 수록 우리은행의 자체 인터넷뱅크인 ‘위비뱅크’의 경쟁자가 될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ICT(정보통신기술) 주주들도 자신의 실권주를 우리은행에서 인수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투자금이 케뱅이 아니라 위비뱅크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유증에 찬성하고 실권을 하기보다, 아예 유증에 반대하는 것이 이들 주주에게 유리할 수 있다.

인뱅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규정 때문에 KT는 지분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고, 다른 주주들은 카뱅과의 경쟁 상황등을 고려했을 때 선뜻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소연ㆍ황유진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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