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 검토” 발표 하루만에 뒤통수 -통일부 “도발 등 정치적 상황과 무관” 지원 기조 재확인 -軍 도발 징후 사전 파악…발사 알면서도 지원 발표?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한 이튿날인 15일 오전 북한은 다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도 아랑곳하지 않은 도발 행위여서 계획대로 대북 지원을 결정하기 어려우리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구체적 지원 규모 등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정치적 상황과 관계 없이 인도적 지원을 추진한다는 기조에는 변동이 없다”고 못 박았다.

통일부가 14일 “북한의 아동, 임산부의 건강과 영양 지원을 위해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통해 800만 달러(약 91억6000만 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지 하루만에 북한이 북태평양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시험 발사했다. 최근 유엔 안보리에서 최초로 대북 유류 공급 제한을 담은 제재 결의안이 채택된 데 따른 반발 성격으로 추정되지만, 지원을 발표한 우리 정부로서는 하루만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라 대북 지원 규모와 시기 등에 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야당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서도 정부의 대북 지원 검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훼손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확실시된 상황에서도 “정치적 상황과 연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전시에도 평시에도 (북한에) 어려운 사람들은 계속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라며 “도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그것대로 하고 그와 관계 없이 인도적 지원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는 기조”라고 말했다. 21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최종 계획을 결정하겠지만 큰 틀에서 지원 내용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가 대북 지원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에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면밀히 감시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변인은 도발 징후 파악 시점을 묻는 질문에 “(실무자들이) 실시간으로 군사 정보를 다 받진 않지만 (대북 지원 발표 당시) 장관급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가 북한의 구체적인 미사일 도발 징후를 파악했음에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틀 뒤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면, 군사ㆍ안보 라인의 소통 부족 또는 국제 사회의 제재 단합에서 벗어난 대북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