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진두지휘하는 재벌개혁이 보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제도를 도입한다.
정부는 2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기업 일가의 경영권 승계로 악용되는 사익편취, 즉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가 기업 내부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어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내부거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100%인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17.3%로 지분율 20% 이상 기업 9.4%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율이 100%인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66%로 지분율 20% 이상 기업의 11.4%에 비해 크게 앞섰다. 일감몰아주기가 강하게 의심되는 대목이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김 위원장은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45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실태자료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며 법 위반 혐의가 높은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직권.현장조사를 실시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이 계열분리된 친족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저승사자’로 12년만에 부활한 기업집단국 역시 내부정비가 완료되는 대로 기업 지배구조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고강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정위가 내놓은 일련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방안들은 국회의 법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불공정 행위를 규제함으로써 대기업의 자발적인 내부개혁을 독려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조사자료 미제출 기업에 대해 검찰 고발에 이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통과됐다. 공정거래법을 반복,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 과징금 가중 상한이 현행 50%에서 100%로 상향됐고, 대기업의 중소기업 핵심기술ㆍ인력에 대한 부당이용ㆍ채용 행위의 위법성 요건도 완화돼 규제의 폭을 넓혔다.
이와 함께 하도급 신고포상금 지급 대상을 원ㆍ수급사업자의 임직원까지 넓히고, 하도급대금을 물품으로 지급하는 대물변제 사유에 일부 예외를 두는 하도급법 개정안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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