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이정미·문정인 등 제안 美·北 충돌 우려에 반전 모색
北도발 지속 美와 담판에 관심 한국과 대화에 부정적 가능성 일부 전문가 “갈등만 키울수도” 한반도 정세가 6ㆍ25전쟁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10월 위기설마저 증폭되는 가운데 대북특사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사는 모든 공식 외교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상대가 응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 속도와 강도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어 대북특사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북특사론은 정치권에서 앞장서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대표 회동에 앞서 다시 북한과 미국에 동시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북한에 특사를 보내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을 요청해야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미국 간 감정적 말싸움이 위험수위를 넘어 자칫 군사적 충돌로 비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대북ㆍ대미특사를 활용해 분위기를 반전시키자는 논리에 바탕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화 여건이 갖춰진다면,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ㆍ북핵문제 해결에 도움 된다고 판단하면 그때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며 대북특사에 긍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6일 10ㆍ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식에선 북한ㆍ북핵문제와 관련, ‘대화를 위한 압박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베를린 구상과 지난 7월 제의했던 군사회담 복원과 이산가족상봉을 언급하며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멘토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같은 날 기념식에 앞선 강연에서 미국에 대북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5월 대북특사 파견, 6월 한미정상회담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한미관계 등을 의식해 논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북특사에 있어서 이전 보수정부에 비해 적극적인 입장이다.
문제는 상대방인 북한의 호응에 있어서 불확실을 넘어 부정적일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상대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이 기대됐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소탄이라고 주장하는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가하면 8차례에 걸쳐 1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오히려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르면 내년 초를 목표로 고체형엔진 ICBM 개발을 마무리 짓고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핵탑재 ICBM 보유를 기정사실화한 뒤 미국과의 담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대화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지난 4월 중국의 남북한 특사 파견 추진도 거부한 바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고강도 북한 옥죄기에 속도를 내고 있고, 국제사회도 북한의 잇단 도발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특사를 파견할 경우 불러올 후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북특사의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받고 안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대북특사는 필요하다”며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건의하고 책임질 사람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이란 측면에서만도 큰 성과”라고 덧붙였다.
반면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답답한 마음에 대북특사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특사는 분위기가 익었을 때 성과를 볼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선 괜히 입장차만 확인하고 갈등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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