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임시공휴일(10월 2일)과 대체공휴일(10월 6일)을 포함해 10일이라는 사상 최장의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휴일이 되면 공장 가동이나 금융거래 등이 중단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적절한 휴식을 줌으로써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고, 특히 관광이나 레저ㆍ유통 등 서비스산업과 내수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적절한 노동시간과 휴가가 보장되고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룰 때 경제적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 이번에 임시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10일간의 장기간 연휴를 갖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사상 최장의 근로시간으로 노동과 가정 및 여가의 균형이 깨진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연휴는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산업연구원이 문화관광부 등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월에 발표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휴가확산의 기대효과 분석 및 휴가사용 촉진방안’을 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평균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평균 15.1일이지만 실제 사용일수는 7.9일로 사용률이 52.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400~500 시간을 상회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긴 시간을 일하면서도 휴가사용률은 현저히 낮아 결국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근로자들이 현재 부여된 연차휴가를 100% 사용할 경우 이로 인한 여가소비 지출 증가로 국내생산은 29조 3570억원, 부가가치는 13조1341억원, 신규고용은 21만8115명의 직ㆍ간접 경제효과가 유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9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2014년형 현대 쏘나타 자동차 46만대 또는 삼성 갤럭시 노트4를 1670만대 생산할 때 발생하는 효과에 상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휴가의 긍정적 효과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도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휴가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이 한계에 직면해 내수를 확대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휴가 촉진이 필요하다.
최근의 우리경제도 소비 촉진과 내수 확대가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수출이 1년 가까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민간소비 등 내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회복의 온기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부터 시작해 다음달 말까지 민관 합동의 전국적 쇼핑 및 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펼쳐 내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년째 진행되는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전국의 백화점 등 주요 쇼핑몰과 전문매장, 500여개의 전통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기업 및 생산자와의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이번 10일의 추석 연휴와 이에 이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민간소비 등 내수를 활성화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참여업체가 확대되고, 이 행사가 정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져 경제효과는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이 행사로 소매 매출 5910억원, 관광 571억원 등 총 6480억원의 매출액 순증가 효과와 555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지출 0.27%포인트, 국내총생산(GDP) 0.13%포인트 증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진작이 경제활력으로 이어지려면 국민들의 지갑이 든든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국민총소득(GNI)은 올 1분기에 전분기대비 2.7% 증가한 후 2분기에는 -0.6%의 감소세를 보였다.
여기에다 14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고용 사정, 고령화에도 턱없이 부족한 노후대비, 주거비ㆍ교육비 등 생계비 부담의 증가도 지속적인 소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추석 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소비를 늘릴 경우, 그 이후에는 소비가 위축되는 ‘소비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면에서 이번 연휴는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다. 민간소비를 촉진해 내수를 확대해야 하는 우리경제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의 지속성을 위해선 소득과 일자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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