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2년 만에 재회한 장혁, 장나라 커플이 만화 같은 첫 만남으로 안방을 찾았다.
MBC 새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2일 첫 방송됐다. 지난 2008년 3월 대만 TTV에서 방영되며 역대 최고 시청률(13.64%)을 기록한 공전의 히트작은 SBS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 유쾌한 로맨티코미디를 선보였던 장혁과 장나라의 만남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 첫 방송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기존의 로맨틱코미디물을 뛰어넘는 만화같은 캐릭터 열전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건(장혁 분)과 김미영(장나라 분)은 딴 세상 사람들이다. ‘거절의 미학’을 몰라 ‘허드렛일의 달인’이 된 로펌의 계약직 서무 직원 김미영, 업계 1위 기업을 이끄는 재벌3세 이건은 살면서 굳이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처럼 시작됐다. 여자친구 강세라(왕지원 분)에게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장만한 이건의 반지가 떨어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두 사람은 반지를 찾아 전력질주하며 인연이 시작된다. ‘반지 때문에’ 시작된 만남은 마카오로 점프해 ‘원나잇’을 소재로 가져오고, 이 모든 일련의 사건이 두 사람의 운명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춰 드라마는 진행된다.
장르는 로맨틱코미디이지만, 평범한 ‘로코’물은 아니다. 장혁과 장나라가 연기하는 이건과 김미영은 캐릭터가 강해 코믹요소가 많다. 장혁은 1회 내내 과장된 웃음과 행동, 말투로 허세를 부리는 재벌3세로 변신했고, 장나라는 어리바리하고 순수한 생활인으로 빙의했다. 자칫 거부감이 일 수 있는 비현실적인 행동방식의 캐릭터들은 코미디와 생활연기를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두 배우를 만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제작사인 넘버쓰리픽쳐스와 페이지원필름 관계자들은 “장혁을 캐스팅한 첫 번째 이유는 코미디 연기 때문이다. 코믹요소가 많은 드라마인데, 코미디 연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배우를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장혁은 오버하는 코미디 연기도 거북하지 않게 표현할 줄 아는 배우”이며, “장나라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꺼내보일 때, 시청자들의 이입을 높이는 배우다. 다소 민폐 캐릭터로 비칠 수 있는 김미영을 공감가는 인물로 만들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대만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지만, 드라마는 국내 정서에 맞게 다시 태어난다. 특히 두 남녀의 기상천외한 만남으로 시작된 로맨스는 궁극적으로 따뜻한 가족애를 그려나간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이는 ‘운명처럼 널 사랑해’가 설정한 인물의 스토리와 중심소재에서 한 번 더 비친다. 드라마에서 장혁은 재벌3세이자, 아들 귀한 집의 9대독자이며, 단명할 운명을 타고난 남자다. 그의 부모는 일찌감치 세상과 이별했기에 재벌3세에겐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크다.
제작사 관계자는 “가족이 필요한 두 사람에게 아기가 생기면서 가족이 돼가는 모습을 담았다. 그 안에서 휴머니즘과 가족애가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2009년 판권을 구입한 뒤 묵혀뒀던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무려 5년이 지난 현재 안방을 찾으며, 최근 종영한 ‘마녀의 연애’(tvN) 이후 국내에서 방영되는 두 번째 대만 드라마로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는 ‘여자의 방’ ‘로비스트’를 집필한 주찬옥 작가와 ‘소울메이트’ ‘안녕, 프란체스카’를 집필한 조진국 작가가 의기투합해 스토리의 큰 틀과 재기발랄한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엮일 것으로 비친다. 첫 회분은 무난한 반응을 얻으며 방송을 마쳤지만, 숙제는 남아있다.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 이미 증명된 조합이지만, 뻔한 구성과 스토리 라인, 과장된 캐릭터 안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높은 공감을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제작사 측은 다만 “그간 장르물 위주의 드라마가 방영되며 무거웠던 안방극장이 이젠 좀 더 밝고 경쾌한 드라마를 원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며 “두 배우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송은 6.6%의 전국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을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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