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성장으로 중기부 강조했지만, 장관은 공석 - 차관급에 책임 있는 답변 듣기 어려워, 맹탕 국감 우려 - 말로만 혁신성장, 정부는 아직도 기업을 적폐로 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가 장관 없이 이뤄진다. 정부가 경제정책의 새로운 축으로 ‘혁신성장’을 말하면서 중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혁신성장을 이끌 인물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도 혁신성장의 방안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이나 구체적인 답변은 요원해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차관에게 어떻게 정책 질의를 하느냐”며 “장관이 새로 오면 모든 정책이 뒤바뀔 수 있는데, 차관이 제대로 답변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온 정책도 없고, 맹탕인 국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정책 기조가 송두리째 뒤바뀌는 격변기이기 때문에 차관급에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경제사령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수요위주의 정책뿐 아니라 공급 또한 경제정책의 한 축으로 고려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른바 ‘혁신성장’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벤처ㆍ스타트업 등으로 신성장을 이끌 중기부 장관은 여전히 공석이다. 이에 말 뿐인 혁신성장, 제2의 창조경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윤 의원은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샌드위치가 된 상황이다”며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고, 신성장을 도입해야 하는데 주체(장관)도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취임한 지 지금 얼마가 지났는데, 아직 장관도 없느냐”며 “정부가 복지나 수요측면만 본다는 비판을 피하려고 혁신성장을 말할 뿐, 알맹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중기부 장관이 아직도 공석인 이유에는 “정부가 기업을 적폐로 봐서 그런다”며 “대기업을 적폐로 규정해 버리니, 통상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산업부 안에 산업 전문가도 없다. 실장급인 문승욱 산업기반실장도 미루고 미루다가 12일에 부랴부랴 임명했다”며 “통상만 챙기는 산업부, 장관 없는 중기부 사이에서 도대체 누구에게 답변을 듣느냐”고 질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사한 맥락으로 추진한 창조경제도 구체성 부족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문 정부에 구체적인 답변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창조경제 당시를 생각해보면 창조경제가 뭐냐부터 논란이 시작됐다”며 “구호 자체가 새롭지 않기 때문에 각론에서 어떤 식으로 집행할지를 말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장관 없는 국감’이란 말 자체가 정치적 국감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공세다. 정책감사가 아니라 정치감사로 흐르고 있다”며 “군기를 잡으려는 분위기로 흘러서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공세만 하니, 이를 방어하려다 보면 우리도 정책 질의를 할 수가 없다”며 “탈(脫)원전 문제만 봐도 민주당에 정치적 공세만 하려고 한다. 너무하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중소기업 보호와 육성에 관련한 질의로 정책 국감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