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체포’ 추명호…朴정부 때도 블랙리스트 실행 -신승균 전 실장, 박원순 당선 전후로 ‘선거 공작’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전임자도 함께 영장 청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정치ㆍ선거개입 공작에 가담한 국정원 국장급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전날 새벽 긴급체포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비롯해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전 국장과 신 전 실장은 MB정부 시절 국익전략실에 함께 근무하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정치활동에 나선 배우 문성근 씨를 비난하는 공작을 기획ㆍ실행하고,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을 좌파로 분류해 방송 하차와 소속사 세무조사를 압박하는 등 퇴출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당시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는 공작을 벌이는 등 정치에 불법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실장은 2011년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전후로 ‘선거 공작’에도 나섰다. 이듬해 예정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승리하도록 국정원 직원들에게 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신 전 실장이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한 사실을 포착하고 직권남용과 횡령 혐의를 추가했다.

추 전 국장은 MB정부 시절에 이어 박근혜 정부 기간에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때 국익정보국장으로 승진한 추 전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선 보고’ 라인을 유지해 우병우 사단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앞서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을 구속기소했던 검찰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민 전 단장의 전임자에게까지 칼을 겨눴다.

민 전 단장(2010년 12월 3일~2013년 4월 12일)에 앞서 심리전단장을 지낸 유 전 단장은 사이버상에서 정치적인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오프라인에서도 보수단체를 동원해 관제시위와 시국 광고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예산 10억여원을 보수단체 등에 지급한 사실이 확인돼 국고 손실 혐의가 추가됐다.

한편 2009년부터 국정원과 공모해 관제시위를 벌이고, 문성근 씨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의 영장심사는 19일 오전 10시30분에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